<2018-01-01 격주간 제868호>
원로지도자의 4-H이야기 ‘만경(萬頃)’ (46)

4-H운동, 평생교육으로서 가치

연포(燕浦) 강 건 주 (한국4-H본부 고문)

우리는 4-H를 실천사회교육이라 통칭해 왔다. 근래 평생교육이라 개칭(1982년 사회교육법 폐지, 1997년 교육기본법 제정 시 1999년 평생교육법으로 개칭)되었다.
4-H운동 발생 초기부터 농촌청소년 실천사회교육체로서 4-H는 사회, 특히 농촌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까지는 주로 농촌 생활과 관련된 활동을 주로 실행해왔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GNP)이 3만달러에 육박하는 현 시점에서 산업기술 경제 분야에서 급발전하는 사회환경에 4-H활동이 실천사회교육으로서의 적응력과 융합력을 지향해야 함은 시대적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수과제 종류도 과거 단순 농사 관련 과제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비농사 과제가 전체 과제 약 65%(소득개발, 생계, 교양취미, 기능학습, 기타)에 달하는 반면 농사 관련 과제는 3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 4-H운동에 지도 혁신과 시대에 부합되는 새로운 과제 발굴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시에 지금 우리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미국도 같은 현상이다. 전체 4-H클럽 중  농사 관련 300만건, 시민사회 250만건, 건강·운동· 체력 단련·보건위생 250만건, 심리·신경, 지능 발달(특히 유소년) 280만건으로 농사분야 과제는 전체의 34%에 불과하다).
4-H운동이 과거 1인당 GNP 100달러, 5천달러 시대의 낙후된 기능으로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콘텐츠를 대폭 개혁해야 미래 4-H운동으로서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정부 각 부처의 관심과 기업체의 사회적 지원 극대화 활동을 시급히 전개하여야 되겠다. 그리하여 4-H운동을 ‘농촌’에 한정된 활동에서 탈피하여 현대의 복합적인 산업사회에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탄생되어야 하겠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학습하려고 한다. 학습은 살아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지속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4-H실천사회교육(평생교육)이란 무엇인가 하는 답을 찾을 수 있다. 새장 문이 열리면 그 안에 갇혀 있던 새는 미묘한 혼돈과 갈등을 경험하지만 곧 새장 밖을 빠져나와 창공으로 날아오른다. 학교라는 울타리에 갇혀있던 교육에서 울타리 밖의 세계는 미지와 불안으로 가득 찬 세계이다.
사회교육은 학교라는 울타리의 빗장을 뽑고 교육으로 하여금 드넓은 창공으로 날아오르도록 요청하는 광야의 목소리라 하겠다. 배우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항상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분다. 사회교육을 통한 학습은 우리 시대 삶의 기초이며 희망이라 하겠다. 제도나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구시대를 넘어서 학습을 통해 세상을 개혁하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우리 교육의 근간을 규율하는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는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교육기본법 제2조와 우리 4-H가 갈망하는 이념과 목적이 송두리째 동일함을 발견할 수 있다. 동 법의 ‘생활능력’이란 4-H과제활동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한다는 구절은 과거 우리의 농업사회에서 빈곤 타개의 실마리를 찾고 사회문화적 격차와 갈등 타개에 4-H의 기여도를 평가하는 것과 같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인류공영의 이상’은 우리가 이미 세계4-H 공동체 형성과 활동에 선도적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4-H는 더욱 더 내적 개혁에 모든 역량을 경주할 것을 부탁한다.
현재 한국 4-H에 이미 변혁의 산들바람이 불고 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바로 학교4-H회 활동이다. 비제도권 교육활동 즉 교내 교육이 아닌 실천평생교육인 사회교육과 제도권 교육(교육부가 제정한 학교 정규 학과 과정)이 몇 년 전부터 융합되어 그 실효가 학교4-H회라는 형태로 점차 주요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의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발달로 인해 세계청소년들의 미래가 불확실한 지금, 이들은 미래에 대한 혼돈 속에서 고민 중이다. 특히 한국의 청소년들의 고민은 심각하다. 이런 견지에서 10년 후, 30년 후의 4-H의 모습에 명쾌한 답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를 만들어 갈 수는 있다.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미래의 사회와 지구의 모습을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초적 실행을 젊은 청소년들, 즉 4-H회원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4-H 전문 지도자들의 책임은 어느 사회학자들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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