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1 격주간 제866호>
[지도교사 이야기] 배려와 봉사는 결국 나와 우리를 위한 것

김 희 창 (김해중앙여자고등학교4-H회)

7년 전 처음으로 라오스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 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본 라오스는 ‘시간이 멈춰진 땅’이라기보다는 ‘사람이 멈춰진 땅’으로 스스로의 발전을 거부하고 순수함을 고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내 머리 속의 해외 봉사활동은 나를 통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언제나 행복해 하며 항상 나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 그런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봉사를 위해 그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라 마음대로 봉사활동을 할 수도 없는 곳. 지인의 도움으로 처음 내가 방문한 학교는 방비엥에서 산을 2개를 넘어야 있는 아주 작은 남예맨 빈흐아이 초등학교였다. 그곳은 외지인들을 경계하고 접근이 쉽지 않은, 자신들의 전통을 고수하는 주민 100여명의 작은 몽족 마을이었다. 그들과의 만남과 소통은 쉽진 않았으나 순진한 어린 아이들은 이방인이 나에게 다가와 ‘사바이디(안녕)’하며 졸졸 따라다니면서 마음을 풀어주었다. 이방인이 신기하고 그냥 사람이 좋아 붙어 다니는 그들과 마음의 벽을 그렇게 허물기 시작했다. 힘들었지만 몇 번의 즐거운 만남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물질적 도움 보다는 함께 어울려 주기라는  것을 알았다. 같이 온 교내 학생4-H회원들은 현지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꾸미기 수업과 학교 외벽에 벽화 그리기 활동을 진행했다. 섭씨 40도가 넘는 교실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가며 바디랭기지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지저분한 그들에게 접근을 주저하는 듯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과 어울리며 준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 어우러진 뜨거움 그 자체였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그들과 함께하려는 모습과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가슴을 뭉클하게 움직였다.
올해까지 6년째 라오스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우리 학생4-H회원들은 무작정 베풀어 주는 것이 아닌 그들을 내 품에 가족처럼 품는다는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품는다는 것은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상대적으로 같은 체온을 느낄 때 비로소 이뤄지며 상대에 대한 관심이며 사랑의 출발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회원들은 라오스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어머니의 포근한 가슴처럼 그들을 안아주고 함께하고 어루만져 주면서 피부색은 달라도 어디를 가든 인간의 체온은 똑같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는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 됐다. 우리 회원들이 해외에 나가 활동함으로써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고 나눔을 발견했을 것이다. 이처럼 타인을 위한 배려, 세상을 위한 봉사 그것은 결국 나와 우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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