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봐야 뭘 할지 알게 된다
김 성 기 지도교사(김포 통진중학교4-H회)
요즘 학교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 그 어떤 것도 시도해 보기도 전에 자신의 미래를 이미 포기한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더욱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이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원인을 본인 스스로에게서 찾기 보다는 자신을 둘러싼 부모님, 학교, 사회 등 외적인 부분에서만 찾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그 어떤 것도 알거나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욕을 상실하고 미래를 포기한 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 바로 ‘광고 천재 이제석’이다. 저자 이제석은 대학에서 디자인과 광고 공부에만 매진하였지만 국내 광고회사 취업에 실패하고 동네에서 간판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뉴욕에서 인정받은 내 학점은 한국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정말 수많은 기업에 입사 원서를 넣었지만 나를 반기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기업들은 토익이나 학교 간판으로 사람을 뽑았다.’ 〈p27〉
그러나 이제석은 이러한 현실에 좌절하거나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본보기가 되어 아직 세상에서 땀 흘려 일한 자가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당당히 증명해 보이겠다고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p43〉
저자는 이러한 일념으로 뉴욕으로 건너간 지 2년 만에 세계 유수의 국제 광고제에서 무려 29개의 메달을 휩쓸며 광고천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제석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뉴욕에서의 명성과 좋은 일자리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이제석 광고연구소’를 세우며 공익 광고에 도전하게 된다.
‘물론 이쁜 신발, 좀 더 넓은 아파트, 신상품 드레스 사 입게 하는 것도 행복한 광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집 없는 사람이 집을 얻고 얼어 죽을 것 같은 사람에게 옷을 입혀 주는 게 훨씬 더 행복한 광고가 아닐까. 잘 나가는 사람 더 잘나가게 하는 것보다 죽어가는 사람 살리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기사회생하게 하는 광고가 더 의미가 있지 않은가?’ 〈p175〉
이 책은 단순히 학생들에게‘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이제석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은 아니다. 여기에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판을 바꿔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저자의 구체적인 도전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특히 그 과정이 단순히 글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사진이나 그림으로 제시되어 쉽게 이해된다. ‘창의성’과 ‘공익성’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알려 주고 있다.
‘뭘 하고 싶은지 알아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뭐라도 해봐야 뭘 할지 알게 된다. 사회적 통념, 남들의 평가 같은 건 일단 접어두고 작지만 진짜 해보고 싶은 일부터 찾아보자. 그리고 무작정 도전해보는 거다. 고민하는 지금 이 순간 책을 덮고 재밌어 보이는 일을 당장 오늘 바로 이 순간부터 시작해라.’ 〈p357〉
학생들은 이제석의 당부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석 지음 / 학고재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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