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1 격주간 제860호>
원로지도자의 4-H이야기 ‘만경(萬頃)’ (38)
한국4-H구락부중앙위원회(현 한국4-H본부) 탄생 <9>

 - 얽히고설킨 한국4-H의 주체성 -

연포(燕浦) 강 건 주 (한국4-H본부 고문)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한국 농촌의 1960년대는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농사교도사업의 집중적 농촌현대화 활동이 그 근간이었다. 4-H운동을 선봉으로 농민들에게 확실한 가치관을 심어주게 된 것이다. 농사교도사업은 각종 시안을 채택하여 추진되었다. 예를 들면 지역사회개발(CD) 사업 통합, 농촌진흥 시범지역 집중지도, 부락 자조개발 6개년 계획, 부락 입주(말단지도원) 집중지도 등의 각종 지도 시안을 연이어 채택하면서 성공과 시행착오를 거듭해 나갔다. 이러면서 한국 농사교도사업은 굳건히 성장해 나갔다.
농사원 출범과 동시에 설정된 농촌청소년과는 농사원에서 가장 으뜸가는 인기 부서였다. 1960년대 청소년과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많은 사업 중에서도 핵심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바로 각 단위 급 4-H연합회 조직과 지역의 자율적 4-H민간지원단체 조직 지도라 하겠다.
이와 같은 두 가지 형태의 4-H자체조직을 강력히 장려한 취지는 4-H운동을 통한 민주주의 체득과 지역의 자치제 확립, 4-H운동이 순수 민간 운동(자율적)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자생력 배양을 통하여 4-H의 지역사회발전에 동기를 부여하려는 것이 주안점이었다.
이 두 역점사업은 이후 급속히 확산되어 전국 4-H운동 추진에 주체적 역할을 발휘하게 된다.
이와 같은 4-H운동이 전국적으로 대약진기 인데도 불구하고 4-H중앙위원회 자생력은 위축되기만 했다. 그러던 중 하늘의 도움으로 1960년 농협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신중목(愼重穆, 7대 농림부 장관, 전 4-H중앙위원회 고문, 농민당 총재)회장의 후광으로 4-H중앙위원회는 1984년까지 농협에서 안주한다.
김웅각 총무는 과도한 사업 추진(홍보, 출판물 간행, 종자 대여, 4-H수용품 판매 등)으로 많은 손실을 보아 마침내 1960년 여름에 사퇴하게 된다.
중앙위원회 법인등기 대표이사 윤영선(전 농림부장관)이 업자들에게 당시 금액으로 700여만 환을 변상한 불행한 일도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중앙위원회 재활을 위해 과거 경기도4-H 엘리트였던 김갑영과 이진묵 등이 총무이사로 취임(각각 1961년5월, 1964년6월)된 바 있었으나 역부족으로 2년씩 근무하다 사임한다.
이에 앞서 1959년 앤더슨, 김동성, 윤영선 중앙위원회 중진 이사들은 부진한 중앙위원회 운영에 대처, 새로운 4-H지원기구 구성을 논의한 끝에 탄생한 4-H지원민간기구가 ‘한국 농촌청소년 사업협조 위원회’란 긴 이름을 가진 제2의 중앙4-H지원조직이다.
당시 급속도로 성장되는 4-H운동에 대처, 후원 사업으로서 과제물자 공급, 각종 4-H행사 지원, 4-H국제사업으로 IFYE교환업무 그리고 농촌진흥청과의 긴밀한 사업제휴 등을 목적으로 했다(협조위원회는 반관반민체로서 농림부 차관을 당연직 이사장, 농진청장, 4-H 중앙위원회 회장, 한미재단 OEC 대표로 이사 구성). 사무국은 잠정적으로 한미재단에 설치, 우선 착수한 새로운 사업이 4-H의 꽃이라 최고 호평을 받은 IFYE사업이었다.
1960년대에 들어가면서 중앙위원회 활동은 4-H중앙경진대회 지원이 전부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활성화 대안으로서 대두된 것이 1974년 한국4-H연맹(당시 사무국장 임창군)이다. 농협중앙회장을 총재로 모시고 대대적 개편과 함께 1975년 기금 1억원 조성 3개년 계획을 필두로 지방 하부조직에 착수하면서 자립기반구축에 노력한다.
이후 1979년 새마을청소년 후원 기금조성 5개년 계획으로 1984년까지 중앙 100억원, 지방 종합 100억원이란 막대한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 1988년 당시 4-H는 새마을운동이라는 시대적 강풍에 휩쓸려 4-H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잠시나마 ‘개발 문화’와 병행하며 위축되었으나 1990년 6월에 다시 우리의 ‘4-H 풀뿌리’는 소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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