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5 격주간 제636호>
수명 길고 수관 웅장해 정자나무로 큰 인기
나무이야기 - 팽나무 -

팽나무가 유서 깊은 숲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예부터 수명이 길고 수관(樹冠)이 웅장해 정자목(亭子木)으로 즐겨 심었기 때문이다.
느릅나무과 팽나무속의 낙엽활엽대교목(落葉闊葉大喬木)인 팽나무는 잘 뻗은 굵은 가지는 웅장한 수관을 만들고 뿌리 뻗음이 좋아 정자목으로 느티나무와 함께 일품으로 꼽힌다. 시골의 공동 우물터나 습기가 비교적 많은 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팽나무의 열매는 딱총의 총알이었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금새 알아채고 빙그레 웃으시겠지만, 가지고 놀 장난감이 부족했던 옛날 사람들은 이 나무 열매가 전쟁놀이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품이었다. 대나무를 속이 통하게 한 도막을 잘라 총신을 만들고 그 속을 드나들 수 있는 나무 도막을 구해 공이를 만든다. 그 다음 종이를 입으로 씹은 후 그것을 대나무에 넣고 공이로 구겨 넣은 후 팽나무 열매로 채운 다음 다시 입구를 막으면 발사 직전의 총이 된다. 총신 안에는 진공상태이고 이것을 공이로 힘껏 밀면 총은 ‘딱’ 소리를 내며 발사되는데 이때 팽나무 열매도 함께 발사되는 것이다.
과거 동네마다 성황당이 있었고 그곳에는 동신목(洞神木)을 심어 보호해 왔다. 이와 함께 선조들은 산천의 지세를 사람 몸매에 비유, 특히 여자의 비부를 닮은 지형에는 반드시 체모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이 부분에 팽나무를 심었고 이 부분의 나무는 함부로 베지 않는 풍습에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있는데 백제의 군사 500명이 여근곡에 숨어 있다가 신라군에게 몰살당한 얘기로, 남자인 남근이 여자의 비부인 여근속에 들어갔으므로 죽음의 화를 불렀다고 전해 오는 것이다.
팽나무는 담백한 재색으로 조금만 물기가 있어도 검푸른 곰팡이가 끼고 바로 썩기 시작하는 재질의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청결을 제일로 치는 마른 도마재로서는 최고로 친다. 이는 이 나무의 결점을 역으로 이용한 대표적인 용도라 할 수 있다. 또한 팽나무는 깨끗한 재색과 무늬로 재봉틀의 재단판으로도 으뜸이다. 비교적 탄성이 좋고 휨성도 좋아 휨받이 가구, 라켓 등 운동기구, 말안장, 농기구 자루에 어김없이 쓰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교적 단단하고 무거워 보이나 강도는 약한 편이라서 옛 사람들은 건장해 보이나 속이 나약한 사람의 성격을 이 나무를 비유했다.
우리나라 자생종으로 팽나무를 비롯해 산·왕·노란·검·장수팽나무 그리고 풍개나무와 좀풍개나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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