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1 격주간 제858호>
[제1회 아시아4-H여름캠프를 다녀와서] 한류열풍 4-H에서도 통한다 !

백 은 석 지도사 (농촌진흥청 지도정책과)

오늘날 세계는 더욱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고, 국경 없는 무역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치닫고 있다. 농업환경에 있어서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농촌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 되어가고 있으며 자국의 농산물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시대상황에서 선진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농업·농촌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유능한 인재들이 농업·농촌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고민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인적자원은 곧 국가경쟁력과 연결되어 기술혁신, 경제성장, 지속가능사회의 실현에 근간이 되기 때문이며, 청년층의 리더십 개발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이러한 농업인적자원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필자는 4-H담당자로서 제1회 아시아4-H여름캠프를 대학생 4명과 함께 태국에 다녀왔고, 바깥(아시아)에서 바라보는 한국농업과 한국4-H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 한국의 4-H역할과 포지션의 가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또 다른 한류’라고 말하고 싶다.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캠프 과정 속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세심한 관심과 배려, 마지막 날 배웅까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국의 위상에 자랑스러워지기까지 했다. 그동안 한국4-H본부를 중심으로 대외적 활동이 어떠해왔는지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았다.
태국 여름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이 정성과 노력으로 계획성 있게 진행되었다. 태국의 4-H클럽은 농업지도청(DOAE)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왕실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 속에서 체계화되어 실행된다. 이번 캠프과정에서 인상이 깊었던 부분은 왕립학교 산하의 초등학교4-H 탐방프로그램과 Kasetsart대학교(공립 대학으로 태국의 첫번째 농업 대학 및 태국에서 세 번째로 오래되었으며, 규모가 가장 큰 대학)농업부문 인재양성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교 정규과정 속에 4-H활동과정이 녹아들어가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퇴비 만들기, 닭 키우기, 식물 키우기, 버섯 재배 등)이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학생들이 성장해서 자연스럽게 농과계 대학과정까지 진학하고, 추후 사회에 경쟁력 있는 후계인력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태국 중앙4-H대회에 공주님(Sirindhorn)이 직접 참관하여 격려하는 현장의 모습을 직접 체험한 필자는 태국에서 농업·농촌의 국민적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정을 같이한 대학생 5명 모두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로 조금도 손색없이 일정을 잘 소화해 주었고 한국의 4-H정신과 한국청년들의 패기를 보여주었다. 한국농수산대에 재학 중인 정재우와 정은민 대학생, 이들은 비록 영어실력은 뛰어나지 못했지만 각 아시아 참가자들과의 적극적인 친교활동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놀이문화를 알려주면서 영어가 아닌 한국말을 전파하는 등 캠프기간 내내 주도적 한국 분위기로 이끌었다. 경상대학교에서 농업식물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유정 학생은 이미 ODA사업의 일환으로 국제농업협력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에 다녀온 친구이다. 태국 축산분야에 대해 영어로 당차게 묻고 본인의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할 때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했다. 전남대학교 정현경 학생은 태국 중앙4-H대회에 한국관 부스를 운영할 때 무더운 날씨 속에서 하루 종일 한복을 곱게 입고 언제나 밝은 미소와 친절함을 잃지 않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하였다. 차분한 성격의 동국대학교 노찬열 학생은 나이에 맞지 않게 세세하게 일행들을 챙겨주고 무거운 짐도 스스로 먼저 나서서 들어주는 자상함을 보여주었다. 모두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당당한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다. 청년농업인은 농업의 미래다. 이들을 통해서 밝은 대한민국의 농업·농촌을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힘들고 어렵던 시절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세계 최초 국가가 되었다. 단기간에 경제성장과 농업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에게는 희망이고 배우고 싶어 하는 국가 롤모델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제는 농업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개도국에 대한 농업기술지원(KOPIA, AFACI, KAFACI, KoLFACI)뿐만이 아니고, 4-H와 같은 사회적 교육운동부문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적에서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4-H운동은 한국농업의 발전과정 속의 주역이었다. 각 시대별로 요구되는 농업·농촌의 과제를 솔선수범 실행함으로써 한국농업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제는 현시대에 맞게 세계 속에서 농업·농촌의 과제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그 과제 중 하나는 국제교류프로그램의 주도적 역할이다.
2012년 8월 한국 주최로 15개국이 참가한 ‘제1회 아시아4-H네트워크 컨퍼런스’를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하고 4-H청소년 국제겨울캠프를 추진해왔으며 이를 모델로 발전시켜 태국에서는 아시아4-H여름캠프를 추진하였다. 이번 태국에서 개최된 제1회 아시아4-H여름캠프 또한 아시아4-H네트워크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행사이다.
그간 많은 타국 4-H청소년과 지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한국농업의 위치와 4-H활동을 실감하고 돌아갔다. 이들이 한국을 소개하는 첨병역할을 자처하고 한국을 방문해야 할 나라로 그들 나라에 다시 소개하고 있다.
글로벌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 또한 한국4-H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4-H국제교환프로그램, 학생4-H 해외그린배낭연수, S4-H미국 초청·파견, 다문화청소년 리더십캠프 등)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한류열풍의 주역에 한국4-H가 또 다른 역사를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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