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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채는 중부이남 섬지방과 해안을 중심으로 자라는데 물빠짐이 좋은 양지 혹은 반그늘 풀 속에서 자란다. |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지만 자생지에선 보기 어려운 야생초. 꽃잎의 무늬가 호랑이가죽 무늬와 닮았고 잎은 부채처럼 생긴 여러해살이풀. 꽃이 귀한 7~8월에 뭇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꽃이 바로 붓꽃과의 범부채이다.
짧고 굵은 뿌리줄기를 갖고 있는 범부채의 줄기는 곧게 서서 1m 안팎의 높이로 자라고 윗부분에서 약간의 가지를 친다. 두 줄로 배열된 잎은 서로 어긋나게 자리하며 밑 부분을 서로 감싸 안는다. 잎은 넓은 칼 모양으로 끝부분이 뾰족하며 흰빛을 띤 초록이다.
7~8월에 가지 끝에 거의 가지런한 높이로 피어나는 3~4송이의 꽃은 6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름이 5~6㎝쯤 된다. 꽃잎은 주황색이고 진한 붉은 점이 산재하고 있다. 꽃이 지고 난 뒤 타원 모양의 열매를 맺는데 그 속에는 검고 반짝반짝 빛나는 둥근 씨가 들어 있다.
꽃말이 ‘정성어린 사랑’으로 꽃이 필 때는 봉오리가 그대로 벌어지는데 꽃이 질 때는 꽃잎이 비틀리면서 말라 떨어진다. 노랑범부채, 애기범부채 등 원예종들이 많이 보급되고 있다.
◇ 자생지와 분포
중부이남 섬지방과 해안을 중심으로 자라는데 물빠짐이 좋은 양지 혹은 반그늘 풀 속에서 자란다.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적인 분포를 보이기는 하나, 자생지에서는 점차 보기드문 꽃으로 돼가고 있다. 해안에 인접한 산야지에서 잘 자란다.
중국, 일본, 인도의 일부지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재배와 번식
다소 큰 분에 가루를 뺀 산모래(마사토)로 뿌리에 공기가 닿을 수 있도록 얕게 심어 준다. 2~3년마다 좀 더 큰 분으로 갈아주면 튼튼한 밀생주(密生株)가 되어 꽃이 많이 피어나고 잎도 한층 좋아진다. 생육 기간 내내 햇볕을 충분히 쪼이게 하는 한편 물을 다소 억제해야 한다. 거름은 달마다 소량의 덩이거름을 주면 된다.
증식은 씨뿌림과 포기나누기로 한다. 씨뿌림은 10월에 종자를 받아 2~3일 물에 담갔다가 뿌리면 다음해 2월경에 발아가 되는데 성적이 좋다. 포기나누기는 크게 자란 포기를 작게 여러 개로 나누어 심으면 된다. 화단에 심을 때는 한데 모아심어 비바람에 쓰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좋다.
◇ 이 용
뿌리줄기를 약으로 쓰는데 생약명이 사간(射干), 야간(夜干), 초강, 황원이라 한다. 뿌리에 벨람칸딘이란 배당체와 이리딘이라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특수한 향기가 나고 매운맛을 지니고 있다.
거담, 진해, 소염의 효능이 있으며 몸의 화기를 풀어내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적용질환은 목구멍이 붓고 아플 때, 편도선염, 결핵성임파선염, 악성종기에 사용한다고 전해진다. 공원이나 공공장소에 군락으로 심으면 매우 아름답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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