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병 진 회원 (충북 청주시4-H연합회장)
산야에 여러 가지 빛깔과 모양으로 발생하는 버섯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쉽게 사라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옛날부터 사람들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대지의 음식물’ 또는‘요정의 화신’으로 생각하였으며, 수많은 민속학적 전설이 남아 있다. 더욱이 버섯은 그 독특한 향과 맛으로 널리 식용되거나 또는 약용으로 하는가 하면 목숨을 앗아가는 독버섯으로 두려움을 받기도 하였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버섯의 맛을 즐겨 ‘신의 식품’이라고 극찬했고, 중국인들은 불로장수의 ‘영약(靈藥)’으로여겨 왔다.
이 신비로운 작물을 섬세한 손길로 묵묵히 재배하고 있는 오병진 청주시4-H연합회장(29·충북 청주시 옥산면 국사길)을 찾았다. 부모님과 함께 1500㎡ 시설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오 회장은 연 3억원의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인문계 고등학교인 충북고등학교를 졸업한 오병진 회장은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진학했고, 이후 농업경영 및 유통에 관한 지식을 더욱 넓히고자 농협대학교 산학경영학부에도 진학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저희 부모님은 귀농인입니다. 토지도 자본도 부족한 상황에서 토지 대비 소득이 가장 높았던 작물인 버섯을 알게 되셨고, 그래서 시작하신 것이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며 버섯을 접하게 되었죠”라는 오병진 회장. 특히 열심히 일한 만큼 정직한 보상을 받는 모습에 큰 매력을 느껴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미래의 직업으로 농업을 선택했단다. 오 회장이 재배한 버섯은 대부분 서울, 청주 소재 수 백여개 학교에 급식용으로 납품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먹는 만큼 무엇보다 위생과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버섯은 균류로 곰팡이 등 미생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섬세한 작물입니다. 살균 소독이 중요하고, 환경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죠”라며 강조하는 오병진 회장은, 버섯 배지 살균과 종균 접종 등 세밀한 농작업 관리를 위해 초기 단계부터 철저하게 시스템화 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고등학교 졸업 직전인 2006년 1월 옛 청원군4-H연합회에 가입하며 4-H에 첫 발을 내디딘 오병진 회장은,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하면서는 한농대 4-H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세 때부터 4-H활동을 펼친 것이 어느덧 강산이 한번 변한 세월에 이르렀습니다”라는 오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전개한 끝에 작년부터 청주시4-H연합회장과 충청북도4-H연합회 대외협력국장을 맡아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영농과 4-H활동 모두 남다른 성실함과 솔선수범으로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는 오병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실시된‘제37회 충청북도4-H대상 시상식’에서 영농기술개발부문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여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오 회장은 이와 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동료, 선후배 4-H회원들이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한편 4-H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지역의 청년4-H회원 수가 부족한 것이라는 오 회장은, 회원들이 더욱 많아져서 자체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농번기 때 서로 일손도 거들어주는 관계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앞으로 유통망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고 버섯체험농장을 운영하여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청년농사꾼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하는 오병진 회장의 장밋빛 청사진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호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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