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5 격주간 제857호>
[4-H지도현장] 오늘도 나는 회원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4-H는 이제 나에게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양 미 숙 (충주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

처음 와 본 충주라는 도시에서 처음 들어보는 4-H업무는 내게 너무 낯설고 혼란스러웠다. 4-H업무는 주로 청년농업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농업기술센터의 다른 업무와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나는 워낙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긍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걸까? 처음 충주시4-H연합회 임원 이·취임식을 진행하면서 나에게는 큰 위기가 왔다. 학교에 행사 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참석 인원이 평소의 반도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진행이 엉망이 되기도 하였다. 이런 큰 행사를 주최하는 것이 처음이라 미숙했다는 변명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었다. 회원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내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자신감을 잃어갔지만 야속하게도 벤치마킹, 야영교육 등 행사들은 내 앞에 꾸준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회원들과 힘을 모아 열심히 준비하다보니 점점 칭찬과 격려의 얘기들을 듣기 시작했다.
지금은 교육준비를 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지만, 여전히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과 설렘이 앞선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서 점점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렇게 내가 성장하게 된 것은 우리 회원들의 도움이 제일 컸던 것 같다. 특히 영농회원들이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서로 이야기도 잘 통하고, 서로 필요한 것을 쉽게 이해할 수도 있었다. 또한 회원들과 매년 공동과제포 사업을 하면서 함께 땀방울도 흘리고, 매달 하는 월례회의를 통해 유대감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매년 공동과제포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하는데, 담당자로서 정말 뿌듯한 일이고, 충주시 회원들이 자랑스러웠다. 또한 4-H업무를 담당하면서 회원 수가 급격하게 늘어서 10여명으로 시작한 청년4-H회원이 지금은 50여명이 되었다. 점점 충주시 4-H가 활성화 되는 것이 느껴져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물론 회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일이었다. 여전히 고맙고, 항상 마음속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재 3년째 4-H업무를 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4-H월례회의 자료를 준비하며 회원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회원들과 함께 토론하고 충주시 4-H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참 즐겁다. 그들은, 4-H는 이제 나에게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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