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01 격주간 제854호>
[4-H 지도현장] 나 역시 4-H이념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4-H정신이 아닐까"

김 신 동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지도사)

‘우리가 이렇게까지 지원해야 해요? 뭐 좀 바뀐 것 같긴 한데... 4-H정신이 있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어요. 4-H정신이 뭔지 이해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
한 1년 전 쯤, 시군농업기술센터 4-H담당자와 통화한 내용이다. 4-H회원을 육성하는 담당자가 ‘내가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이것이 맞는 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왜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는지 신기해하며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나는 4-H정신을 이해하고 있는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가?’
지금껏 행사를 잘 치르는 것에 너무 몰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회식을 정시에 시작할 수 있도록 회원들과 관계자들을 재촉하고, 성원이 되도록 다그치면서.
좀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 책을 찾아보아도 답을 얻을 수 없었다. ‘지·덕·노·체를 겸비한 전인적인 사람을 지향한다’는 말은 너무 어려웠다.
회원들을 떠올려 보았다. 행사 준비나 회의할 때 어떠했는지 생각했다. 뙤약볕에서 땀 흘리며 몇날 며칠 야영교육을 준비하는 모습, 청소하고 뒷정리 하는 모습,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내 생각을 설명하고 협의하는 모습들. 신입 회원들은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것에 익숙해져갔다.
그거였다. 아주 작은 거였다. 함께 사는 것을 실천하면서 배우는 것!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하고 싶지만 참아야 하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단체 생활을 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어렵고 힘든 일도 기꺼이 할 수 있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신입회원으로 4-H에 들어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성장해 단체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까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것이 지·덕·노·체의 4-H정신이 아닐까 생각된다.
올해는 4-H운동이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앙단위에서도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도단위 야영교육도 해야 한다. 벌써부터 걱정이 되지만, 4-H회원, 본부선배님들과 함께 한다면 충분히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청년회원이든 학생회원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4-H회원으로서 지·덕·노·체의 이념을 실천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나 역시 함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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