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생태공원
어렸을 적 반딧불이는 밤하늘에 아름다움 무늬를 그리며 날아다니는 신비의 빛이었다. 호박꽃에 앉은 반딧불이를 잡아 손바닥에 얹어놓고 신기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새롭다. 으슥한 고샅길을 혼자 걸을 땐 반짝거리는 반딧불은 두려움이기도 했다.
천연기념물이 된 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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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표 곤충’인 반딧불이가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됐다.> |
지구상에 유일한 발광곤충인 반딧불이는 ‘사랑의 곤충’이다. 알에서 깨어나 성충이 되는 기간은 1년이지만, 성충이 되어서는 불을 밝히며 구애를 하다 열흘 안팎에 생명을 마감한다. 논이나 개천가, 미나리꽝 등에 지천으로 흔하던 반딧불이가 환경오염으로 사라져 이제는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는 귀한 존재가 됐다.
전북 무주군은 ‘환경지표 곤충’인 반딧불이를 소재로 반딧불축제를 열어 친환경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 있다. 무주군은 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달 5일 설천면 청량리 남대천 가에 대규모 생태공원인 반디랜드와 곤충박물관을 개장했다. 개장과 함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는 9일부터 9일 동안 열리는 제11회 반딧불축제 때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반디랜드는 3만 7000평, 곤충박물관은 지상·지하 각 1층에 연면적 1300평 규모다. 곤충박물관은 반딧불이를 비롯하여 나비와 풍뎅이, 사슴벌레, 하늘소 등 2000여 종 1만 3500마리의 희귀곤충표본이 다양한 안내 자료들과 함께 진열됐다. 지상 1층 박물관 내 생태온실에 들어서면 비로우야자나무, 칼라데아와 베이치아나, 후박나무 등 열대식물 150여 종 사이로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박물관 곳곳에 곤충 생태를 가르쳐주는 영상물이 배치됐다. 직경 14.1m의 반원구 스크린이 설치된 돔(dome) 영화관에선 바다생물과 별자리 등에 관한 다큐 영화들을 누워서 관람할 수 있다.
곤충박물관 지하 1층은 자연사적 접근공간을 비롯하여 곤충학습, 체험학습, 탐구학습공간으로 꾸며놓았다. 자연사적 접근공간은 지구의 탄생과 진화, 인간과 곤충과의 공존, 전시관개관 패널 등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구성하여 자연사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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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랜드 곤충박물관 열대식물 사이로 나비들이 날아다닌다.(무주군청 제공)> |
곤충학습공간은 곤충의 기원과 번성, 곤충화석, 공룡과 곤충, 곤충분포도 등 멸종되었거나 오랜 역사동안 현존하고 있는 다양한 곤충들의 종류와, 서식지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체험학습공간은 반딧불이 디오라마, 반딧불이 생태전시, 숲 속 곤충과 수서곤충 찾기 등 반딧불이의 일생과 종류, 이와 관련된 표본과 영상시설 등이 갖춰져 있어 다양한 곤충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탐구학습공간은 세계의 곤충과 국내곤충, 세계희귀곤충 표본실. 국내 보호종으로 지정된 붉은 점 모시나비, 몰포나비, 비단나비 등 세계의 다양한 나비와 희귀곤충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 나비의 성장과정을 비롯하여 나뭇잎벌레와 대벌레, 독벌레, 장수풍뎅이 등 곤충별 서식지와 생활환경 등을 꼼꼼하게 관찰할 수 있다.
환경 소중함 일깨우는 공간
박물관 바깥 ‘반딧불이 자연학교’에선 반딧불이 사육과정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느긋하게 초여름 밤하늘의 반딧불이를 보려면 반디랜드에 지어 놓은 통나무집을 이용하면 더 운치가 있다. 반디랜드는 삼림욕장과도 이어지며, 연내에 청소년야영장과 천문대도 개장된다.
환경은 인류공통 관심사이자 우리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반디랜드는 반딧불이를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공간이다.
〈이규섭 /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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