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5 격주간 제853호>
‘한국4-H운동 70년 발자취를 찾아서’ ③ - 전북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4-H운동으로 발전시켜야

본지는 지난 10일 ‘한국4-H운동 70년 발자취를 찾아서’의 세 번째 순서로 전라북도를 찾았다. 익산에 소재한 전북도농업기술원(원장 김학주)에서 열린 특별 좌담회에는 선후배 4-H인이 함께 모여 전북4-H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고, 새로운 70년을 디자인하기 위한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선유 김제문화원장(전 김제시4-H본부 회장·전 김제시농업기술센터 과장), 채함석 전북도4-H본부 회장, 곽동옥 전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정수철 전북도4-H연합회 직전회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대담 정호주 부장〉

전북의 4-H인들은 “앞으로 70년, 4-H의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4-H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사진 왼쪽부터 채함석 전북도4-H본부 회장, 김선유 전 김제시농업기술센터 과장, 곽동옥 전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정호주 한국4-H본부 부장, 정수철 전북도4-H연합회 직전회장).

▲1947년 이 땅의 청소년 가슴속에 네잎클로버의 희망을 심어 국가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4-H운동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각자 소감 한 말씀씩 해주십시오.

▽김선유 : 안녕하세요 농촌지도직공무원 생활의 대부분을 4-H와 함께했고, 김제시4-H본부 회장을 역임한 김선유입니다. 대한민국 지역사회교육운동의 효시인 4-H운동이 70주년을 맞은 것을 ‘뼛속까지 4-H인’인 한 사람으로서 큰 영광이라 생각됩니다.
▽채함석 : 안녕하세요 전북4-H본부 회장 채함석입니다. 까까머리 시절인 열아홉 살 때 사촌동생과 함께 마을단위 4-H회인 ‘무동4-H구락부’에서 4-H활동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국4-H가 어느덧 ‘칠순’을 맞았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곽동옥 : 안녕하세요 전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곽동옥입니다. 우선 올해 한국4-H운동이 70주년 맞은 것을 가슴 깊이 축하드립니다. 1980년 진안군농촌지도소(현 진안군농업기술센터) 용담지소에서 농촌지도직 초임 업무로 4-H를 맡은 이래 지금까지 네잎클로버 향기에 흠뻑 빠져 살아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정수철 : 안녕하세요 2016년 전북4-H연합회장을 역임한 정수철입니다. 한국4-H운동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에게 있어 ‘7’이라는 숫자는 매우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전주시4-H연합회 총무를 맡으면서 4-H활동을 시작한 해가 바로 ‘2007년’이기 때문입니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전북에서 다양한 4-H활동이 펼쳐졌는데요. 과거에 전개한 4-H활동 가운데 타 지역에 내세울만한 활동 사례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아울러 그동안 4-H활동이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김선유 : 전북의 4-H운동은 1952년 익산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정읍, 김제, 완주에서 4-H구락부가 조직되었습니다. 1953년에는 순창, 임실, 남원, 진안 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자생적인 조직으로 활발하게 운영되던 4-H구락부는 1956년 군청 산업과 내에 교도계가 신설되고 직원이 배치되면서, 행정적 지도체계를 통해 농촌개발의 마을단위 핵심체로서 조직·관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전북의 4-H인들은 다양한 과제 영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탁아소 운영 과제활동에 열정적이었습니다. 전국가적으로 식량증산을 위해 여념이 없던 시절, 특히 농번기에 아이들을 돌볼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단비가 되어주었습니다.
▽채함석 : 초창기 과제활동은 연장청소년회원 중심의 보리, 콩에 대한 석회전시포 운영을 겸한 농사개량과제와 4-H가축은행을 통한 축산과제가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후 1960년대 초반에는 개량앞치마 만들기를 비롯한 의장개선 과제활동에 열심이었고, 4-H 농공훈련이 도단위로 실시되면서 공작물과제와 미장, 목공과제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제 이수는 1970년대 농촌새마을운동의 환경개선을 수행하는데 큰 업적을 남겼습니다.
▽곽동옥 : 1970년대 공업화와 농촌여성의 이농현상은, 영농정착을 희망하는 남자들의 결혼 상대가 없다는 심각한 농촌사회의 문제를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농촌진흥원(현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촌지도소(현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도시 여성 초청 각종 모임이 청소년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근의 농촌총각 결혼문제의 해결책을 이미 40여년 전에 4-H가 개척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낍니다.

1960년대 초반 전북4-H인들은 개량앞치마 만들기를 비롯한 의장개선 과제활동에 열과 성을 다했다.

▲현재 전북의 4-H회원 및 지도자들이 열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활동 사례에 관해 소개해 주시고, 그 활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곽동옥 : 우리 전북은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슬로건 아래 건전하고 생산적인 직능별 4-H조직 육성을 위해 연간 14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북의 청년농업인4-H회원은 477명으로 농업인구 감소와 노령화로 고민하는 대한민국 농업의 근본적인 솔루션이 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소중한 인적 자원을 양성하기 위해 임원 지도력 배양교육, 제주4-H연합회와 자매결연 교류행사를 겸한 임원 워크숍, 대의원들 간의 단합심을 강화하기 위한 한마음대회(체육대회)와 야영교육 등에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편 전북의 학교4-H회는 101개교로 총 3065명의 학생4-H회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농식품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 건전한 농업소비자와 미래 전문농업인으로 양성하고, 또한 미래 사회 각 분야의 리더로 자리매김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4-H 농촌체험활동 및 과제경진대회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수철 :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선진지 견학을 통해 21세기에 요구되는 국제적 감각을 갖추는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시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주민들과 기관에 봉사활동을 펼쳐 4-H활동을 통해 체득한 노육(勞育)을 맘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 정읍시에 사상 유례 없는 폭우가 쏟아져 수해를 입었을 때, 전북4-H연합회원들과 한국농수산대학 동문들을 동원하여 복구 활동에 앞장선 것과 지난해 시군4-H연합회장들이 온정이 필요한 지역기관에 ‘사랑의 쌀’을 전달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채함석 : 전북은 과거 4-H운동을 펼쳤던 OB회원들이 타 지역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OB회원들이 지역사회의 핵심리더로 그 역할과 후원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경해 열사를 비롯한 다수의 4-H출신 인사들이 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에 입성하여 농업과 농촌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도내에서는 2500여명의 OB회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70년, 4-H가 나아갈 방향성과 그에 걸맞은 4-H인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김선유 : 새마을운동의 근간이자 대표적인 농촌계몽운동인 4-H운동의 생명력과 의의는 70년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산업화와 농산물 개방, 농촌 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4-H운동의 형태와 방향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일 것입니다. 즉, 4-H의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운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수철 : 우리 청년4-H회원들은 도에서 주창하는 삼락농정(三樂農政 : 보람 찾는 농민·제 값 받는 농업·사람 찾는 농촌) 정책을 실현하는 젊은 리더로 농업변화의 중심에서 지역사회 발전의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채함석 : 지금 우리 농업과 농촌이 고령화 되어 영농에 종사할 인력부족으로 아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과거의 4-H운동과 새마을운동을 접목한 농촌부흥운동으로 재조명하여 농촌에 희망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곽동옥 : 우리 농촌진흥기관의 4-H육성 방향 전환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자립 능력을 길러 21세기 한국 농업의 주춧돌로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최근 전북의 청년농업인4-H회원들은 4-H활동을 통해 체득한 봉사정신으로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사진은 지난해 시군4-H연합회장들이 십시일반 모은 ‘사랑의 쌀’을 익산 소재 기독삼애원에 전달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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