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민 회원 (평택시4-H연합회장)
모처럼 파랗게 씻긴 하늘과 연초록 새잎이 빛나는 봄날, 단아한 호접난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경기난원’에서 봄날보다 빛나는 이정민 평택시4-H연합회장(30·경기도 평택시 경기대로)을 만났다. 농업에 청춘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청년농부 이정민 회장은 경매장에서 최고가를 받을 만큼의 고품질 호접난을 키워내며, 작지만 강한 농업의 모범을 보여 왔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한국농수산대학 화훼과를 졸업했다. 영농에 종사하시던 부모님의 권유로 입학은 했지만 입학 후 1년간은 농업인으로서의 진로를 놓고 방황했었다고. 하지만 2학년 때 농장실습을 통해 농업에 재미와 비전을 발견하고 방황을 끝내게 됐다.
실습농장은 호접난을 키우고 있었는데 이정민 회장의 성실함에 현장교수인 농장주는 농장관리의 대부분을 그에게 맡겼고 그 과정에서 호접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됐다. 그리고 졸업 후 청춘의 꿈을 호접난으로 피워내게 됐다. 땀과 열정으로 키워낸 그의 난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꿈이 단단히 영글어가는 보람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요즘 이정민 회장은 고민이 깊다. 지난 2016년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농업부문, 특히 화훼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5만원 이하의 선물이라는 선이 생기자, 일체의 선물이 기피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마음으로, 정으로 전달됐던 난은 갑자기 어울리지도 않는 청탁의 이미지를 입게 됐다. 이 회장도 그 여파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요즘 이정민 회장은 호접난과 함께 표고버섯과 황금향 재배를 병행하고 있다. 화훼산업의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작목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찾아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그의 신념은 표고와 황금향 재배에서도 지켜지고 있다. 이 회장이 재배하는 표고버섯과 황금향은 고품질을 기반으로 일반 농산물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생산농산물은 모두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데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것까지 모두 이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 시간을 쪼개가며 이정민 회장이 열정을 쏟는 일이 바로 4-H활동이다. 그는 평택시4-H연합회장과 함께 경기도4-H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4-H활동을 통해 같은 비전을 가진 청년들을 만나고 고민과 정보를 나누는 것이 제 농업의 열정을 이어가는 비결입니다.”
청년농업인으로서의 고민과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해가는 4-H의 매력은 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평택시4-H연합회에는 29명의 청년농업인회원과 함께 390여명의 학생4-H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경진대회는 후배 학생회원들을 위해 청년농업인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이정민 회장은 청년농업인회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학습활동 촉진에도 노력하고 있다. 농기계교육을 개설해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품목별로 소규모 스터디클럽을 만들어 4-H회원들의 전문성이 탄탄히 다져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을 후계농업인력으로 칭하며, 우리 농업을 이끌어 갈 미래의 주역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정민 회장을 통해 만난 4-H청년농업인들은 미래의 주역이 아니라 현재 우리 농업을 고민하고 탄탄히 받쳐나가는 현재의 주인공이었다.
뜨거운 청춘의 열정으로 대한민국 농업현장과 지역사회를 달구는 이정민 회장의 노력이 지금 이 순간에도 청년의 비전이 실현되는 농업, 젊은 청춘의 꿈이 영그는 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은영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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