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을 우리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이 종 완 지도교사(강릉 문성고4-H회)
과학이 현대사회에서 갖고 있는 중요한 위치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과학 역시 철학적 사고의 산물임을 생각해 볼 때, 과학과 철학을 연계하여 생각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과학 철학 입문서를 살펴보다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과학 지식의 본질을 살펴보고 과학적 문제들을 과학자의 시각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조명해 보는 방식으로 과학과 철학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 중 몇 가지 주제를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 과학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과학 없이도 잘만 살아왔는데 지금은 왜 전 국민들이 과학을 배워야 한다고 할까. 또 외국에서도 과학연구에 대한 투자를 설명할 때도 반드시 경제발전을 이야기하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해진 과학적 성과물의 생활환경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사실 기술을 의미한다. 물론 기술은 과학을 응용한 결과이지만 과학 자체와는 다르다.
우리가 지금은 뉴튼의 역학이 틀렸다고 하지만 비과학적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설사 맞아 떨어진다고 해도 그것을 과학적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전통이 확립되면 과학자들은 그것을 충실히 따라가고 기초적인 논의와 논란들은 모두 접어두고 세부적인 문제들을 자신들 패러다임의 특이한 사고방식으로 깊이 파고든다. 난해하고 정밀한 전문지식을 쌓아서 이루어지는 과학연구 활동을 쿤은 ‘정상과학’이라고 지칭하였는데, 재미있는 것은 패러다임이 지시해주지 않는 발견은 우연히 다가와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식의 한계에 대하여 과학이론을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적어도 내 자신이 직접 확실하게 경험한 것은 확실하게 믿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데카르트의 명상에서 출발하는데 사실 사람들은 잘못보기도 하고 환각과 환상을 겪기도 하기 때문에 확실하다는 그 경험도 꿈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반문에 부딪치게 된다. 의심에 의심을 계속해 나가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하게 된다.
정말 확실하게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인식론적 절망에서 나온 말로 ‘내가 모든 일에 다 속더라도 속아서 틀린 생각을 하는 그 주체인 나는 존재한다. 그것은 확실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다.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데카르트는 ‘신은 절대적으로 완벽하다. 그런데 존재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보다 더 완벽하다. 고로 신은 존재한다.’라고 말하는데 합리주의 철학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측정이라는 것은 왜 철학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주제일까? 현대인들은 측정 광이면서 자연이 수량화 되어 있다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몇도 하고 주워섬기는 온도도 원래는 차갑다. 뜨겁다하는 질적인 개념이었지 수량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았는데 1600년 경 유럽의 과학자들이 온도계를 발명하였고 19세기 후반에 온도 개념을 수량적으로 제대로 정립하였다. 스피드 건과 돈으로 명시하는 가치의 수량화, 시간의 측정, 길이의 측정, 질량의 측정 등을 통하여 물리학의 연구와 역학, 전자기학, 광학 등 여러 가지 분야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과학의 발달과정을 탐구하다 보면 원점으로 돌아와 그것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보이게 된다.
과학지식은 관측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100% 믿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수많은 날들에 걸쳐서 매일 아침 동쪽에서 해가 뜬다고 해서 무조건 내일 아침에도 또 동쪽에서 떠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물론 계속 그러리라 생각하며 살지만 논리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또한 북극이나 남극에 가면 6개월 내내 밤이고 6개월 내내 낮이므로 방향은 둘째치고 매일 아침 해가 뜨지도 않는다. 정확히 북극점이나 남극점에 서면 동서남북의 개념자체도 파괴되어 평소 생각하는 동서의 개념이 무의미해진다. 이렇듯 우리의 상상력의 한계와 과학연구는 상상하지 못한 현상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은 일상생활의 과학 원리들을 알기 쉽고 깊이 있게 설명하여 딱딱할 것만 같은 과학적 논의를 즐겁게 이해하게 한다.
〈장하석 지음 / 지식플러스 펴냄 /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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