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1 격주간 제848호>
[시 론] 미래 농업·농촌의 청사진은 청년으로부터

"4-H가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그려나갈 인재 양성의 구심점이 되길 기대한다"

여 인 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인구 고령화와 청년실업으로 60대 취업자 수가 20대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963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경기 부진으로 신규채용이 준 것도 한 몫 하였다는 설명이다.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중장년, 노년층만 남은 농촌의 풍경이 이제는 비단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 농촌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당면한 과제가 되었다. 변화를 이끄는 주역이자 미래를 책임질 일꾼인 청년들에게 꿈과 재능을 펼쳐 보일 기회와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최근 20년 동안 실제로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인구는 약 485만명(1995년)에서 257만명(2015년)으로 47%가 줄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촌전망 2017’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감소 추세가 이어져 올해 농가인구가 247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았다.
그나마도 65세 이상이 40.2%로 추정돼 고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청년 농부 한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농촌인구는 2015년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는 작년보다 0.4% 더 늘어난 991만명 수준이다. 농업 외의 일을 하면서 농촌에 삶의 터전을 잡는 사람이 조금씩 늘었다는 의미이다.
귀농·귀촌에 힘입어 농촌의 다원적, 환경적 가치에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증가한 농촌인구 중 상당수가 외국인이라는 점도 짚어볼 만하다. 이는 다양한 문화적 자원을 활용하여 우리 농촌을 발전적인 협력 공동체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새로운 생활문화와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농촌 청년 리더들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미래는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기술, 제품, 서비스 등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6차 산업이 이끌어갈 것이다. 단순히 ‘먹는 농업’이 아니라 ‘보는 농업’, ‘의료농업’, ‘관광농업’ 등으로 농업이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 전반의 모든 분야에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하는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는 지금, 고부가가치 첨단 농업 시대를 선도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4-H회원들의 적극적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10년 후면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 가구의 ‘절반’이 된다고 한다. 도농 간 소득격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농업이 더 큰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농산물 유통도 시대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거래, 온·오프라인의 벽을 허무는 O2O(Online to Offline) 마케팅 등 정보통신 기술이 농산물 소비와 유통에도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신기술 등을 활용한 다양한 유통 경로 발굴과 농산물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국가의 농산물 수급상황에 대처하는 과학적 수급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미래 분야는 농업 현장의 살아있는 정보와 청년들의 창의적인 발상이 곧 원동력이다.
aT는 우리 농산물 및 농식품 분야에서 젊은 패기와 상상력을 더해 미래 리더를 양성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양재동 aT센터 지하 1층에 화훼 및 농식품 분야 청년 창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공간을 운영 중이다.
꽃으로 만든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에이티움(aTium)과 실전에 뛰어들기 전 외식 창업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에이토랑(aTorang), 두 곳에서 젊은 농업 인재의 꿈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에이토랑에서는 농식품 업체와의 상생을 생각해 식재료 농산물들을 전시, 판매도 하고 있어 요즘 뜨고 있는 레스마켓(Restaurant+Market) 콘셉트를 실험하기도 하였다.
도쿄대 이마무라 나라오미 교수는 1차 산업인 농업 생산과 이를 가공하는 2차 산업, 여기에 유통과 관광 등 3차 산업까지 결합시킨‘6차 산업’을 설명하며,‘1차+2차+3차=6차’가 아니라‘1차×2차×3차=6차’라고 풀이한다. 6차 산업도 결국 1차 산업이 근간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열린 ‘2017 다보스포럼’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지혜롭게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눈여겨보고 준비해야 할 6차 산업의 한 예로 ICT와 결합한 농업분야를 제안하고 있어 앞으로 농업의 6차 산업화가 핵심 화두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농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꽃피우기 위해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4-H가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그려나갈 인재 양성의 구심점이 되어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널리 전파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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