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사람을 얻는 것에서 출발한다
爲政在於得人(위정재어득인)
- 《공자가어(孔子家語)》 중에서"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갖추어야할 조건은 무엇일까.
누가 훌륭한 사람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유가(儒家)의 경전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서 찾아보자.
‘대학(大學)’의 내용을 한 마디로 간추린다면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 할 수 있다. ‘나를 가다듬어 세상을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예기(禮記)’의 일부분에 머물던 ‘대학’의 원문 내용은 너무도 짧아 부가적인 설명이 곁들여지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었다.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송나라의 주자를 비롯하여 수많은 학자들이 ‘대학’에 대한 해설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소략하여 이해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또 때로는 너무 어지럽게 많은 분량을 담아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이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율곡이 ‘대학’에 대한 새로운 해설서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가 바로 ‘성학집요(聖學輯要)’다. 율곡이 자신의 지식과 지혜 그리고 경험을 총동원해서 만든 위대한 저술이다. 기본적인 틀은 ‘대학’에서 가져왔지만 그 깊이와 넓이는 ‘대학’에 머물지 않는다.
율곡이 만든 ‘성학집요’는 ‘대학’에 대한 해설서 중에 가장 간명하면서도 정밀하고 자상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중에 ‘제4편 위정(爲政)’을 보면 앞에서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율곡은 ‘위정’ 편에서 올바른 정치 지도자가 갖춰야할 조건을 8가지로 정리하여 설명한다.
첫 번째가 ‘용현(用賢)’이다. 바른 인재를 찾아내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가 ‘취선(取善)’이다. 각각의 사람들이 지닌 개성 속에서 장점을 살려내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는 ‘식시무(識時務)’이다. 실무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넷째는 ‘법선왕(法先王)’. 역사적으로 훌륭했던 정치 지도자(임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섯째인 ‘근천계(謹天戒)’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며, 여섯째인 ‘입기강(立紀綱)’은 규정과 법률을 바르게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일곱째인 ‘안민(安民)’은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며 마지막인 ‘명교(明敎)’는 교육에 대한 내용이다.
율곡이 첫째로 꼽은 게 ‘용현(用賢)’이다. 바르고 현명한 사람을 알아보고 손을 내밀어 잡는 게 정치의 시작이라는 뜻이다. “정치는 사람을 얻는 것에서 출발한다(爲政在於得人(위정재어득인)).” 제일 앞에 나오는 이 문장은 ‘공자가어(孔子家語)’가 출전이다.
정치 지도자가 방향을 제시하면 그와 함께 하는 인재는 손과 발이 되어 실천한다. 방향은 추상적이어서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손과 발은 상대적으로 잘 보인다. 그렇기에 “사람을 얻는 것은 몸을 얻는 것이다(取人以身(취인이신)).”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 사람을 바르게 알기 위해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봐야 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 없을 것이다.
〈이도환 /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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