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이념 및 실천적 정신은 농업·농촌과 함께 자연과 공존하는 행복을 주고 있다"
이 상 대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1980년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공직자로 농촌진흥사업에 첫발을 내딛어 37년의 세월을 농업인과 함께 같은 길을 걸어왔다. 그동안 시대변화에 따른 농촌의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농업인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농업·농촌은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농촌진흥기관과 농업인은 함께 어려움을 해결하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만들어 왔으며 그 중심에 4-H운동이 있었다.
해방 직후 낙후된 농촌의 현실에서 4-H운동은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길잡이가 되었으며,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근간이 되어 농어촌 환경개선, 농업생산기반의 정비, 식량자급기반의 확충으로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또한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의 주역이 되었다.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4-H운동은 창조적 미래세대를 육성하는 지역사회 청소년교육운동으로 성장 발전하여 왔으며, 우리 사회 전반에 고귀한 4-H의 가치를 심어주고 있다.
지난해 유엔(UN)이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우리나라는 58위로 행복지수가 낮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국가는 경제성장, 직장은 근무성적, 학교는 시험 점수로 양보 없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우고 있다. 경쟁을 통한 평가는 우리 사회 전반에 고도성장의 물질적 기반을 마련해 주었지만 정신적 가치인 행복은 소외되었다.
지(智)·덕(德)·노(勞)·체(體)의 4-H이념 및 실천적 정신은 농업·농촌과 함께 자연과 공존하는 행복을 주고 있다. 청소년기 단체활동을 통해 자기중심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탐구하고, 현장 교육과 실천적 과제활동으로 청소년의 인격을 도야하고 농심을 배양하여 우리 사회 리더로서 자질을 함양하고 있다.
1970~80년대를 살아온 4-H지도자 선배들은 4-H후계인력을 양성하는 듬직한 버팀목이 되고 있으며, 4-H지도교사들은 학교4-H회 지도 활동을 통해 농업·환경·생명의 가치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농촌진흥기관에서는 청년농업인들이 농업과 농촌 사회의 전문리더로 성장 발전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남도에서는 7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경남신문사 주관 4-H대상 시상식을 열어 우수한 영농4-H회원, 학교4-H회, 4-H육성지도자를 36년째 발굴 육성하여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 영농4-H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청년농업인4-H회원은 오미자 재배로 부농의 꿈을 실현하고 있으며, 임원으로 회원들과 함께 과제학습포를 운영하고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 나눔 봉사활동을 전개하여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또한 학교4-H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학교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열정과 학생들의 동심으로 그린과제활동 텃밭가꾸기, 전통문화계승활동, 양로원 봉사활동 등 다양한 교육 및 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 경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4-H회원들의 체계적인 활동지원을 위해 2012년 경상남도4-H활동단체지원조례제정, 2016년 경상남도농어업인학습단체지원조례를 제정하여 법적·제도적 지원기반을 마련하였으며, 매년 학교4-H 과제활동지원사업을 통해 학생4-H회원들의 농심함양으로 지역사회 청소년 교육운동을 활성화 시키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4-H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4-H의 발상지인 미국4-H본부를 방문하여 과제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였으며, 대만 가오슝4-H본부와 경남4-H본부가 MOU를 체결하여 다양한 국제교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농업인4-H회원 육성을 위해 청년농업인 경쟁력제고사업으로 농업 정착기반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리더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농업인이 행복한 경남을 만들기 위해 혁신농정 2050프로젝트와 연계하여 농업을 새로운 미래 50년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전국에서 으뜸가는 농촌을 만들고 있다.
국가의 장래를 이끌어 갈 핵심 요인이자 성장 동력은 인적 자원이다. 4-H청소년들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리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농촌진흥기관과 청년농업인4-H회원, 학생4-H회원, 4-H지도자가 하나로 뭉쳐 꿈이 있는 농촌·행복한 농촌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지·덕·노·체의 4-H이념과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라는 4-H금언은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우리 사회의 정신적 유산이자 미래성장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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