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15 격주간 제845호>
[이 한 권의 책] 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2

고전으로부터 진화하는 과학의 세계

이 종 완 지도교사(강릉 문성고4-H회)

최근 학생들의 독서 경향을 살펴보니 인문과학분야의 독서는 양적으로 질적으로도 풍부하지만, 자연과학분야는 관심 있는 학생들이 아니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소개할 도서는 교양으로 알아둬야 할 현대 과학의 성과를 쉽게 풀이하고, 그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파헤쳐 과학을 보는 눈을 키워주는 ‘하리하라의 과학고전 카페 2’를 선택했다.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점진적인 변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가를 알면, 자연에 의해 선택되는 변이들의 특성과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인간처럼 복잡한 존재는 우연히 발생할 수 없다’는 지적 설계론과 ‘생물을 계획한 의도 따위는 없다’는 자연선택 진화론이 흥미로웠다.
섹스에 대한 오해를 파헤친 린 마로리스의 섹스에는 특별한 공식이 있는데, 박테리아를 비롯한 무성생물의 섹스도 접합을 통해 서로 결합해 유전자를 주고받으면서 다시 떨어지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종(種)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하이퍼섹스는 새로운 자손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전혀 다른 배우자와 영원히 결합해 생존에 유리한 세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현재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는 호기성 박테리아에서, 엽록체는 광합성이 가능한 시아노 박테리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 번째는 서로 다른 성을 가진 두 개체가 생식세포를 결합해 새로운 자손을 만드는 유성생식이다. 성의 분화와 유성생식의 진화는 다세포 생물의 출현과 그들의 존속에 영향을 주어 세포 분열의 과정에서 노화와 죽음으로 이르게 된다. 세포의 자살행위와 죽지 않는 세포(암세포)의 위력을 보면서 생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생명공학과 관련 로시 넬킨의 실제 거래되고 있는 몸과 탐나는 고가의 자원인 인체 등 인체의 상품화로 인한 비극들을 생각해 보게 되고 과학과 윤리에 대한 또 다른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됐다. 인간에게 축복이자 고뇌의 근원인 지성을 이야기한 칼 세이건은 생존을 위해 비유전적 정보의 원천을 지니게 되는데 학습을 통해 공유하고 후손에게 물려주며 완성되지 않은 존재인 뇌로 인해 미래를 결정짓게 되는데 마지막 뇌의 변화는 ‘기계지능인 인공지능으로 인간과 기계가 협력하는 역사가 다가 올 것이다’라는 것이다.
부분과 전체의 조합으로 이뤄진 세상의 원리에 ‘모든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라고 이야기한 하이젠 베르크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어떤 물체의 정확한 속도를 측정하면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면 속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이론으로 발표 초기 아인슈타인과 같이 인정받지 못하는 힘든 과정을 겪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특별성을 이야기하는 브루스 매를리시의 진화하는 실체로서의 인간과 사이보그의 등장으로 기계와 장치들을 장애인들의 신체에 적용하는 문제 등을 읽으며 다른 의미에서의 윤리적 문제를 살펴보게 된다.
지식의 경계를 허무는 에드워드 월슨의 통섭(統攝)이라는 것은 지식의 통합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나무와 비유될 수 있는데, ‘우리 눈에는 하늘로 뻗은 가지만 보이지만, 실은 땅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뿌리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가지라 할 수 있고 그 가운데 줄기는 뿌리와 가지를 이어주는 통섭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이야기는 우주의 비밀을 밝히려는 많은 이론적 시도들을 흥미롭게 전개하고 있다.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발견한다는 제임스 왓슨의 이중나선에서는 단순한 아이디어가 DNA의 비밀을 밝히게 되고 X-ray 한 장으로 인해 이중 나선 구조의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과학자들 사이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후일담을 알게 된다.
60억 인구가 6단계 만에 모두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 이론을 창시한 알버트 바라바시는 ‘전체는 부분의 합’이라는 환원주의로 무작위로 연결되어 진화하는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6단계 분리현상이 멱함수의 법칙에 따라 구성된다는 실로 복잡한 네트워크의 배후에는 법칙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주장하게 해줬다.
사회를 유지하는 많은 지식들 중에서 자연과학에 관한 지식도 중요한 인류의 자산이므로 우리 4-H회원들도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다고 하여 아예 읽지 않으려 하지 말고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섭렵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다양한 독서에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은희 지음 / 글항아리 펴냄 /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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