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1 격주간 제842호>
[우리꽃 세상] 꽃도 열매도 아름다운 보리수
보리수는 평남 이북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특히 제주도에도 분포해 전 국토를 무대로 한 우리 나무라 할 수 있다.

어릴 때 시고 단 빨간 열매를 따 먹으려고 산언저리를 이리저리 다니던 기억 속의 나무 중 하나가 바로 보리수나무다.
아주 작은 열매라서 한 움큼을 입에 넣어도 부족감을 느꼈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해준 나무이기도 하다. 꽃도 예쁘지만 붉은 색에 은색의 무늬가 있어 더 예쁜 열매는, 지금은 아주 큰 왕보리수가 수입돼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키가 2~4m나 되고 은백색이나 갈색의 가지를 가진 이 나무는 보리수나무과의 낙엽관목이다. 햇가지는 회색빛이 도는 녹색을 띠다가 점차 은색이나 은갈색으로 변한다. 잎은 어긋나고 긴 타원형의 바소꼴로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은백색의 비늘털(선모)로 덮이지만 앞면의 털은 없어진다.
꽃은 4~6월에 피고 처음에는 흰색이다가 점차 연한 노란색으로 변하며 1~7개가 산형꽃차례로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암꽃과 수꽃이 함께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화관은 통형이며 길이는 5~7㎜정도이고 끝이 4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4개이고 암술은 한 개다. 열매는 둥글고 길이는 6~8㎜정도로 8~10월에 익는다.
외국으로부터 개량되어 들어 온 뜰보리수나 왕보리수나무가 가정의 정원을 점령해 더 크고 단 열매로 바뀌었으나 우리 산하를 묵묵히 지켜오는 민보리수, 왕보리수(토종), 긴보리수가 일가로 있다. 꽃말은 ‘부부의 사랑’, ‘부부애’, ‘결혼’이다.

◇ 자생지와 분포

평남 이북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특히 제주도에도 분포해 전 국토를 무대로 한 우리 나무라 할 수 있다. 낮은 산부터 해발 1200m까지 자라며 높은 산에서는 양지쪽에, 낮은 산은 음지쪽에서 볼 수 있다.
산비탈의 풀밭 또는 숲 가장자리, 계곡 주변에 난다. 왕보리수나 뜰보리수를 포함해 중국, 일본에도 분포한다.

◇ 재배와 번식

내한성이 강하고 내음성이 비교적 약하지만 뿌리에서 질소를 고정할 수 있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따라서 토질을 크게 가리지 않는다. 정원에 주로 심지만 최근에는 화분에 심어 집에서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분재로 키우면 큰 인기를 얻는다. 분재로 키울 경우 산모래로 심은 후 덧거름을 주면 예쁜 열매를 볼 수 있다. 분화 재배에는 산모래와 부엽토를 7:3으로 혼합한 배양토를 쓰고 뿌리가 활착하면 덩이거름을 3개월에 한번씩 분토위에 놓는다. 번식은 봄과 여름에 숙지삽목(지난해 가지)과 녹지삽목(올해 자란 가지)으로 한다. 씨를 파종해도 발아율이 좋다.

◇ 이 용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각광을 받는다. 조경용이나 생울타리, 차폐식재에 적합하다. 열매를 우내자(牛子)라 하여 장출혈, 자궁출혈, 치질, 중풍, 천식, 설사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뿌리와 잎도 약으로 쓴다. 열매를 그대로 먹거나 효소를 담가 먹으면 천식과 기침가래에 좋다고 알려졌다. 꽃을 말려 차를 만들기도 한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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