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원이 개발도상국에 다리를 놓고 4-H이념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창 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
한국4-H본부에 전화하면 나오는 안내 음성이다.
이것은 4-H가 내세우는 금언이기도 하다.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으로 긍정적인 발상이다.
우리는 보통 어떠한 상황에 부딪히고 나서야 문제점을 밝혀내고 이를 개선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 발상은 전혀 다르다. 문제점이 나온 후 행동하기 이전에, 잘 진행되던 것을 그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더 잘하려고 애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4-H의 첫번째 H를 뜻하는 Head는 두뇌, 두번째 H를 뜻하는 Heart는 마음, 세번째 H를 뜻하는 Hands는 손, 마지막 H를 뜻하는 Health는 건강을 나타낸다.
따라서 4-H본부는 머리 속의 지식을 선한 마음을 가지고 손으로 직접 실천하며 배우는 건강한 청소년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새마을운동 모체로 유명한 4-H운동
우리나라 4-H운동은 낙후된 농촌 환경을 개선하고 농업기술 개량을 도모하는 한편, 청소년들을 고무하기 위해 1947년 시작됐다.
농업 근대화의 근간이 된 새마을운동의 모체로 유명한 4-H운동!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한 데는 4-H의 역할이 큰 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개발도상국에서 새마을운동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들은 우리나라 발전의 동력이 된 새마을운동을 실천으로 배우고자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도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농촌개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 빈곤 인구의 4분의 3이 거주하는 농촌지역의 종합적인 개발을 지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한국 농정 경험 공유를 위한 각종 연구사업과 국내외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 연구원은 ‘개도국 식량안보를 위한 우리나라 농정성과 확산(KAPEX)사업’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위탁받아 201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해당국의 조사 및 자문을 포함하여 강의, 현장견학 및 토론으로 구성되는 연수 등을 통해 해당국의 공무원이나 전문가들이 한국 농정 발전 경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동 분야에 대한 정책개발 및 이행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H금언 실천은 가장 기본적인 것
우리 연구원이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울 수 있도록 개발도상국에 다리를 놓고 있었던 것이고, 고귀한 4-H이념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좋은 것을 배우고 지속하고자 하는 욕구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것이다.
우리도 그동안 선진 농정을 많이 보고 배워왔지만, 문제가 보일 때마다 새롭고 발전적인 것으로 바꾸어 왔다.
결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속가능한 농정을 위해서는 꾸준함도 필요하다.
우리의 것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지금껏 우리가 만들어 온 농정은 지금 건강(Health)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 연구원은 지난달 전 직원이 대회의실에 모여 연구원의 도약을 위해 그동안의 성과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나눔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은 연구원의 미래에 대해 그동안 직원들이 고민한 결과를 발표하고 다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기로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날 직원들이 내린 결론도 결국은 우리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각종 연구와 관련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더 잘해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계획을 세우면 그중 새로운 것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존의 역할을 지속가능하게 수행하는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우리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도 4-H회원 여러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잘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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