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 효(충남4-H지도교사협의회장)

개인주의와 출세지상주의로 인해 삭막한 사회가 돼버린 지금, 학교도 가정도 제 정신이 아니다. 아이들은 1등만을 위해 살아가며 뒤쳐진 자는 정신적 공황 속에 스스로를 고통의 올무 속에 빠뜨리고 마는 불쌍한 현실이 되었다. 오로지 내일의 행복을 위한다는 사회적 최면 속에 말이다. 내일이 현재의 모든 것을 보상할 수 있는가? 아니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 행복하고 상생하며 공존하려는 사회적 의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도하는 4-H활동도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지덕노체의 이념으로 건전한 정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 4-H활동은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사회와 공감하고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4-H회의 활동으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전교생 120여명의 농촌학교에서 전교생과 학부모, 지역사회까지 함께 했던 우성중학교4-H회를 통해 우리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고자 한다.
우성중학교는 ‘농촌사랑’이라는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적용했다.
첫번째로 펼쳤던 활동은 지역 내 무의탁 혼자 사시는 노인 돕기다. 5년 째 마을의 무의탁 혼자 사시는 노인 10분과 전교생이 결연을 맺어 매주 토요일 찾아뵙고, 점심을 같이 하고 일손을 도우며 따뜻한 가족의 정을 나눌 수 있도록 운영했다. 4-H활동을 통해 가꾼 채소와 꽃 선물, 혼자 사시는 노인 하루교사로 초청, 창호지 바르기, 생신 상 차려드리기 등 돕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심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적용했다. 졸업 후 지금도 자기가 돕던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면, 따뜻한 정을 나누는 봉사활동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학부모와 함께 하는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따뜻한 명절 보내기, 어버이날 꽃바구니 만들기, 부모님 발 닦아 드리기, 자녀와 함께 사회복지시설 방문, 혼자 사시는 노인 김장 담가드리기 등을 매년 실시했다. “자식의 숨겨진 장점을 발견하고, 부모님과 막혔던 벽이 허물어져 화목한 가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학교에 감사하다”는 부모님들의 말씀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런 학생들의 꾸준한 봉사활동에 감동하신 지역 주민들이 학생들에게 부끄럽다며, 많은 격려와 후원을 해주시어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익명으로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학생들이 혼자 사시는 노인의 연탄보일러를 놓아 드리다가 집이 너무 낡아 무너질 위험에 처하자, 학생과 전 직원,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정성어린 모금으로 새 집을 마련해 드렸다. 이 외에도 많은 도움의 손길들은 봉사활동에 더욱 힘을 줬을 뿐 아니라, 지역이 사랑으로 하나 될 수 있는 단초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괄목할 점은 지역주민들이 ‘우성사랑회’라는 단체를 결성하여 학생들의 활동을 돕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정기적인 장학금 지급과 혼자 사시는 노인 돕기에 많은 도움을 주실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지역사회에 나눔의 봉사를 선도하는 제일의 단체가 되었다는 일이다.
결국 각종 신문, 여러 라디오 방송, 대전MBC 공익광고, TV를 통해 학교 봉사활동이 소개되었으며, 특히 2002년 6월부터 KBS 공익광고에 “우성중학교엔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 학생이 한 명도 없습니다”라고 5개월 간 방영되어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
이젠 도시와 농촌이 서로가 별개가 아니고 한 몸이다.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여야함은 선택이 아닌 시대적 사명이 되었다. 농촌이 무너지면 도시도 함께 몰락함을 왜 모르는가? 국민과 지역과 함께 할 때 농어촌도 살리고 그래야 아름다운 미덕이 함께하는 정이 넘치는 사회는 회복될 것이다. 그래야 한 몸이 온전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