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1 격주간 제840호>
[S4-H 소감문] 미국 청소년과 함께한 짧지만 소중했던 3주
마 완 근 지도교사 (남양주 마석고4-H회)

한국4-H본부로부터 미국 청소년이 한국에 홈스테이를 하러 오게 된다는 말을 듣고 고민 끝에 신청하게 됐다. 막상 신청하고 보니 할 일이 많았다. 일단 교류 학생의 방을 마련해야 했으며, 그동안 미뤄 둔 집안 청소와 정리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미국까지 가려면 꽤 많은 비용이 들지만 홈스테이를 받는 경우엔 조금이나마 지원금까지 있으니 우리에겐 더 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기쁜 마음으로 여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특히 초청학생에게 한국의 문화와 자연,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 지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며 계획을 작성하고 변경하는 시간도 즐거웠다.
3주 동안 우리 집에 머무른 미국 청소년은 위스콘신주 바라부시에 살고 있는 우리 나이로 14세 학생이었다. 이 학생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됐으며, 그 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 식구들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더욱 알려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알아보곤 했다. 우리 집엔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두 아들이 있다. 특히 큰아들은 작년 여름에 S4-H 미국파견 프로그램을 신청해 한 달 동안 아이다호를 다녀와서 어느 정도 영어로 대화할 수 있게 되어 한국을 알리는 것은 큰아들이 담당하고, 작은아들은 놀이 친구를 하게 됐다. 작은아들이 방학을 하지 않아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동네 일주를 하며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 마을, 공원, 구멍가게, 문구점 등을 소개하며 친해졌다. 큰아들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 수업이 끝난 후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며 보냈는데, 운동을 마치고 먹은 팥빙수는 미국에는 없는 음식이라고 좋아했다.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도 함께 타고 창덕궁, 인사동을 탐방하며 집에 가져갈 선물을 살펴보기도 했다. 미국 청소년은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았으며 본인이 가져온 재료로 작은아들의 친구들에게 핫케이크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그 청소년을 위해 닭백숙, 떡볶이, 순대, 볶음밥, 매운 해물찜, 꼬막 정식, 막국수, 숯불바베큐, 김밥, 자장면 등 다양한 음식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8월초 우리 가족은 지인들과 남도 역사탐방을 하게 되어 미국 학생도 함께 동행했다. 벌교, 보성, 승주 여행을 하며 한옥 체험을 했다. 아침 일찍 녹차밭이 있는 계곡으로 올라가 비명을 지르며 폭포수에 목욕을 하기도 했다. 다음날엔 동네 마을회관에서 숙박을 하며 마을 잔치하는 것처럼 돗자리에 상을 펴고 부침개와 김치에 밥을 먹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하고 미국 청소년은 음식봉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과 어울렸다. 대나무가 자라고 있는 냇가에서 고무보트를 타며 물놀이 하는 시간도 보냈으며 선암사를 돌아보며 한국의 사찰과 불교문화를 체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즐거워한 것은 동해에서 하루 종일 물놀이 한 것이었다. 미국 아이다호가 내륙이어서 바다에 자주 가지 못했을 것 같았으나 10시간 걸려 해마다 바다를 간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2시간 만에 바다를 가니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 깊은 곳도 두려워하지 않고 뜨거운 햇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수영을 해서 새까맣게 살이 탔다. 깊은 곳을 두려워한 우리 아들은 바다를 다녀온 이후 수영을 배우게 해 달라고 조르고 또 졸랐다. 미국 귀국 직전에는 방패연 만들기 전문가가 연을 만들어 날려보는 체험을 하게 해줬고 연을 선물하기도 했다.
올해 S4-H 초청가정을 하면서 무엇보다 우리 가족 모두가 3주 동안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계획한 대로 한국 문화와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잘 알려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미국 청소년이 집에 가기 싫다고 한 말에서 우리나라가 아직은 매우 열정적이고 보여줄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그 청소년에게 앞으로도 자주 오라고 했으며 자신도 미국으로 우리 가족을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아쉬운 시간이 흘렀으며, 지금은 SNS를 통해 서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어 미국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 미국 청소년 홈스테이 초청 가정으로 선정해준 한국4-H본부에 감사드리며 미국에 가지 않아도 다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해서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고 또한 다른 나라 사람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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