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5 격주간 제636호>
도시민 농장체험 가능한 복합 관광농원 꿈꿔

영농현장 - 이 인 섭 회장(강원 양양군4-H연합회) -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을 가진 곳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건 큰 행운이자, 하늘이 내려준 선물인 것 같습니다. 힘닿는데 까지는 농사를 짓겠지만, 나이가 들면 관광농원을 해 볼 생각입니다. 주말에 도시민들이 놀러와 냇가에서 고기 잡고 과일도 따먹고 농장체험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요.”
동해바다의 청정해역과 설악산의 절경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강원도 양양. 산 좋고 물 좋은 이 곳에서 양양군4-H연합회 이인섭 회장(29·손양면 하양현리)을 만났다.

육묘장 돌보며 주문 판매

한국농업전문학교를 1기로 졸업한 이 회장은 수도작 4만5000평을 짓고 있다. 이 회장은 일년 가운데 봄이 가장 바쁘다. 3년 전에 시작한 육묘장을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200평 부지에 지은 육묘장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약간의 보조를 받아 짓게 됐다. 주문판매 방식으로 재배하는 육묘는 한 번에 보통 2000장씩 나오는데, 봄철 내내 하면 열 번 정도 판매한다. 파종에서 이앙까지는 약 열흘이 걸린다고. 손이 많이 가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농촌 인력이 고령화되어 일일이 키우기 힘들기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원래 농사지을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영농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지금 별다른 어려움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도 부모님이 기반을 잘 닦아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 회장. 아무런 기반도 없이 맨 손으로 시작해 느타리, 영지, 수도작 등을 하며 자수성가한 부모님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노하우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 이 회장의 농담 섞인 대답이 돌아온다. “노하우는 아버지가 알고 계시죠.” 농사 잘 짓는 비결은 말로 해서는 알 수 없다며 몸으로 직접 부딪히고 경험을 해봐야 요령을 습득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을 교훈으로 삼고 있단다.
이 회장은 관광농업에도 관심이 많다. 서울 근교를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양양을 찾는 도시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주말농장이나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회원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고등학교 때 친구와 함께 풍물반 활동을 하며 4-H를 알게 된 이 회장은 살아오는 동안 4-H를 통해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애착이 많이 간단다. 4-H활동을 하기 전에는 내성적이고 부끄러움도 많이 탔는데,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대회나 행사에 참가하면서 성격도 자연스럽게 활발하게 바뀌었다. “회원 확보가 가장 힘들다”는 이 회장은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후배들을 양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29세까지로 되어 있는 회원 연령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4-H가 이런 거구나’하고 느낄 때쯤 되면 그만둬야 하는 게 아쉽다고 말하는 이 회장.

학습과제포 일반회원에 인기

마을 입구4-H표시석을 보수하는 이인섭 회장(김영산 지도사와 함께)

양양군4-H연합회는 영농회원 뿐만 아니라 일반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 많다. 연합회에서 운영하는 학습과제포는 일반회원에게는 더없이 좋은 체험학습장이다. 작년에는 고구마를 심었고 올해는 수도작을 2000평 하고 있는데, 농사를 짓지 않은 일반회원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고. 육묘부터 이앙, 병해충 방제, 수확까지 모두 회원들이 직접 하기 때문에 힘들어하면서도 수확할 때면 모두가 보람을 느낀단다. 올해에는 마을 입구에 있는 4-H 상징물들을 도색하고 깨끗이 단장하는 등 보수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학생회원들이 4-H활동을 단순히 꽃 가꾸기나 봉사활동 정도로 이해하는 모습이 안타깝단다. 이념, 목적 등 기본적인 이해 없이 과제활동의 한 단면만을 4-H의 전부로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부산시청에서 핸드볼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공주 선수와 7년째 예쁜 만남을 가져오고 있는 이 회장은 자녀를 낳으면 4-H회에 꼭 가입시킬 거란다. 4-H활동만큼 많은 체험을 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젊은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고 이끌어주고 싶다는 이 회장의 소망이 하나씩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마을 입구 4-H표시석을 보수하는 이인섭 회장(김영산 지도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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