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함평은 나비들 세상이다. 나비들이 화려한 날갯짓으로 꽃술을 희롱한다. 함평의 들녘은 붉은 자운영과 샛노란 유채꽃, 하얀 무꽃이 삼색의 조화를 이뤘다. 함평 자연생태공원을 무대로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생태체험 축제인 나비축제가 펼쳐졌다. 살아 숨쉬는 나비와 곤충, 자연을 소재로 한 함평 나비축제는 맑은 물, 깨끗한 공기 등 청정지역 특성을 살린 친환경 생태학습 축제다.
함평 자연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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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나비·곤충생태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나비를 날려 보내고 있다.> |
전남 함평 자연생태공원은 대동면 운교리 일대 80만여 평에 국비 등 220억원을 들여 8년 동안 조성하여 지난해 7월 3일 문을 열었다. 하늘에는 나비와 곤충, 땅에는 꽃과 난초, 물에는 수생식물과 물고기가 살아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생태공원이다. 함평천 맞은 켠 수산봉에 조성해 놓은 ‘철쭉 나비동산’은 가로 50m, 세로 35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이 고장의 명물이 됐다.
나비·곤충생태관에 들리면 꽃향기에 취한다. 나비들의 현란한 날갯짓은 현기증이 일정도로 아름답다. 독특한 자태를 뽐내는 앵초, 매발톱, 할미꽃, 금낭화, 동의나물, 돌단풍, 깽깽이풀 등 야생화의 천국이다. 큰멋쟁이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왕오색나비 등 12만여 마리의 나비가 야생화 사이를 누빈다. 세계 희귀 나비·곤충들의 표본과 나비가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춘란 분류관과 풍란관, 새우란관, 동양란관, 자생란관, 양란 전시관, 난 배양관까지 두루 갖춰 한 장소에서 자생란, 동양란 등 68종 680점의 난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지난 3월 ‘난의 향기 가득한 작은 세계로’라는 주제로 열린 ‘2007 대한민국 난 명품 대제전’에서는 한국 춘란 엽예품, 화예품 등 500여점이 선보여 난 애호가들의 발길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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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술에 앉은 큰멋쟁이나비. (함평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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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대한민국 국향대전에는 1000여점의 국화분재가 들어선 분재동산과 1000여 평의 무지개 빛 국화꽃 섬, 환상의 국화꽃길이 황금빛 물결을 이뤄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육종 분재국 신품종 150점을 비롯, 나비·곤충 모형의 국화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산과 들에 피는 형형색색의 토종꽃들을 감상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우리 꽃 생태학습장에는 붓꽃 등 120여종 12만 5000여 그루를 심어 봄, 여름, 가을 등 계절별로 피는 꽃을 감상할 수 있다. 관람시설로는 수서곤충관찰학습장, 장미원, 모란원, 국화원, 호수를 가로지르는 수변관찰데크, 반달가슴곰 관찰원, 정크아트 조각공원 등이 꾸며져 있다.
이밖에 대동호의 시원한 물줄기와 함평만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비롯하여 사군자 동산, 외래꽃 관찰학습장 등 볼거리와 원두막, 산책로, 호반도로, 음수대 등 편익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함평나비축제는 지역 이미지를 부각시켜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축제 때는 171만 명이 방문했고 나비브랜드 ‘나르다’를 활용한 청정농산물 판매도 호황을 누렸다. 지자체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외국인의 방문도 늘었다. 축제의 성공과 자연생태공원을 발판으로 내년 5월에는 제1회 ‘세계 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살아 있는 곤충을 소재로 한 친환경 엑스포다.
엑스포 관련 시설이 조성되고 생태하천 복원사업 등이 마무리되어 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경우 함평군은 세계적인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4계절 가족과 함께 즐기며 자연학습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는 함평 자연생태공원은 세계적인 명소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이규섭/ 칼럼니스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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