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정 민 지도자 (제24대 한국4-H중앙연합회장)
“생산자가 먼저 변해야 소비자가 바뀌고, 지도자가 먼저 혁신해야 회원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풍요롭게 익어가는 김포의 가을 들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주정민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 대표(41·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소래로)를 만났다.
그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05년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쌀을 수매할 때는 전량 유전자검사를 실시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햅쌀판매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농가가 친환경 안전 먹거리 생산에 대한 의지를 지켜갈 수 있도록 타 지역 농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쌀을 수매해 소득을 보장해 주고 있다. 힘들지만 생산자가 먼저 변해 품질로 소비자를 감동시키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이런 주정민 대표의 신념과 노력이 다시 한번 공인을 받게 됐다. ‘지혜롭고 정직한 농부들의 쌀’을 주제로 우수사례를 발표해 ‘제2회 GAP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인 금상을 수상한 것이다.
김포 쌀을 기반으로 떡국과 쌀국수, 누룽지에 시리얼까지 생산·판매하며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으른농부는 이제 원칙을 함께하는 4-H 젊은 농부들과 함께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영농조합 경북지사를 통해 사과와 사과주스를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제주지사에서는 한라봉과 천혜향이 출시될 예정이란다.
2004년에 4-H회원 대표조직인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역임한 주정민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4-H청년농업인들과 함께 더 큰 농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를 만난 날, 포장재를 들고 업체와의 미팅에 여념이 없는 4-H청년농업인 김철환 제32대 한국4-H중앙연합회장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 회장 역시 ‘안정성과 고품질을 가진 농산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주정민 대표의 신념에 공감해 뜻을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농업으로 세상을 바꾸는 조금 더 큰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는 것이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에 모인 4-H 젊은 농부들의 목표다.
게으른농부에는 연간 5000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찾아온다. 그 중에는 학생4-H회원들도 제법 많은데, 이들은 가공시설을 견학하고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농업의 가치를 가슴에 담고 직업으로서의 농업을 배우고 있다.
주정민 대표는 대한민국 농업을 성장시킬 동력이 4-H에 있다고 믿는다. “농업의 가치를 아는 학생4-H회원들이 건강한 농업소비자로 성장하고, 패기 있는 청년4-H회원들이 안정성을 갖춘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내일의 농업은 더 좋은 모습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주 대표는 4-H지도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역할이라고 했다. 4-H회원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며, 지도자가 바로 설 때 회원들이 더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주 대표의 신념과 실천, 그리고 구수한 입담이 소문나면서 그는 제법 많은 강의 요청을 받고 있는데, 받은 강사료는 전액 4-H회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현역 4-H회원들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장터’를 계획하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회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자 밀집지역인 김포 시내에서 판매할 계획인데, 이 과정을 통해 회원들이 마케팅과 판매의 기술을 익혔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4-H를 통해 성장해 대한민국 농업의 틀을 고민하며 후배들을 육성하는 멋진 지도자가 된 주정민 대표의 모습에서, 사람을 키우는 4-H운동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이은영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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