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5 격주간 제837호>
[지도자 탐방] “4-H정신으로 일구어 온 삶, 지역사회 봉사하며 살고파”
이 기 양 회장 (경상북도4-H본부)

“젊은 청년 이기양이 성장해서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4-H와 지역사회가 기회를 줬으니, 이제는 제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면서 그 빚을 갚을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연일 전국을 뒤덮은 폭염이 잠시 쉬어간 9월초, 이기양 경상북도4-H본부 회장(61·경북 김천시 부곡동)을 만났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삼고 있는 여러 봉사단체에 참여하고 있다고 운을 뗀 이 회장은 김천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공동위원장을 3년째 맡고 있으며,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을 찾아서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사회 곳곳에 복지서비스가 촘촘히 전달될 수 있도록 보건의료, 사회복지, 주거, 교육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민·관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는 곳이다.
또, 지난해부터 경상북도와 전라남도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동서화합 천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004명 이상의 정기후원자를 발굴해 영호남 간 결연을 맺어주고 있다. 이 회장은 추진위원장을 맡아 약 20명의 아동과 독지가를 직접 맺어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영남 독지가와 호남 청소년, 반대로 호남 독지가와 영남 청소년을 이어주는 식이다.
김천지역 전통문화의 계승과 역사문화재 보존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김천문화원 부원장으로 5년간 활동하면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달 초에는 반딧불축제로 유명한 무주에서 충청(영동)·경상(김천)·전라(무주) 등 3도 도민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공연으로 화합을 다졌다. 각 시군 문화원이 매년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이 문화공연은 지역감정을 버리고, 3도 화합과 공동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1989년 시작돼 올해 16회를 맞았다.
이 회장은 1986년 김천유통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현재는 영농조합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농산물의 저장, 가공, 유통사업을 하고 있는데, 주로 감자와 양파를 취급하고 있다. 5000t의 농산물을 저장할 거대한 저장고와 유통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연매출이 대략 40억원에 이른다.
600㎡의 농지에 포도를 재배하고 있으며, 아내 공강옥 씨와 4남매를 두고 있다. 아시아·태평양IFYE컨퍼런스, 세계IFYE대회 등 다양한 국제교류활동에 참가해 우리나라 4-H를 알리는 홍보대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의 IFYE초청생들을 반겨주는 초청가정 역할을 하면서 4-H활동의 국제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4-H활동을 시작으로 마을단위 4-H, 김천시 및 경상북도4-H연합회를 거쳐 제5대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역임하는 등 4-H와의 인연은 이 회장에게 지역사회를 돌아볼 줄 아는 삶의 지혜와 안목을 갖게 했다.
“30대와 40대 때는 청년회원 또는 4-H지도자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기에 사실 무리가 있습니다. 이 때는 삶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50대가 지나고 연륜이 쌓이면 후배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천시4-H본부 내에도 4-H출신 모임, 부부회원모임 등 소모임들이 많이 결성돼 있어 4-H로 맺은 인연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또, 조직 활성화를 위해 본부기금을 늘리는 방안을 다른 지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찾아볼 계획이다. 경상북도 4-H인들의 연례 축제이자 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경상북도4-H한마음대회’가 10월쯤 경북 구미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행사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내가 완벽해졌을 때 누구를 후원하거나 도와주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바쁘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지금 이 순간 실천하는 것이 결국에는 나의 삶을 더욱 빨리 성장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서점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성공스토리나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글이 아니라, 4-H선배의 목소리로 듣는 이 말 한마디에 참 많은 것을 돌아보게 된다. 
 〈정동욱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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