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5 격주간 제837호>
[시 론] 4-H, 우리나라 농산업 발전 위해 같이 뛰자!

"넓게 보면 4-H와 실용화재단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류 갑 희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02년 미국에서 시작된 4-H운동은 건전한 청소년 육성과 농업이 접목되어 1947년 우리나라에 도입됐다.
그 후 4-H는 우리나라 농업 근대화의 근간이 된 새마을운동의 모체가 됐다. 처음에 별것 아닌 듯 보였던 이 운동은 한국전쟁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을 불과 50년이 지나지 않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게 만든 원동력일 뿐 아니라, 이제는 많은 개도국들에게 원조를 하는 공여국(供與國)이 되도록 만들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도 비록 역사는 짧지만 이와 비슷한 스토리를 지녔다. 지난 2009년 9월 7일, 재단 설립 이래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없던 농업기술의 사업화와 실용화라는 생소한 분야를 불과 160여명의 직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했고, 그 결과 7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농식품산업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냄으로써 명실 공히 국내 유일의 농업기술 실용화 전담기관으로 우뚝서게 된 것이다.
최근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기분 좋은 소식보다는 우울한 소식으로 가득하다. 신문이나 뉴스 보기가 두렵다. 글로벌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고용이 감소하고, 비정규직 근로자가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국내 경기는 끝모를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에서는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은 소규모로 안전하게 창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창업자가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은 취업 대신 일찌감치 창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렵고 실업률이 높아질수록 많은 사람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창업 관련 통계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창업에 도전하지만 성공사례보다는 실패사례가 몇 배 더 많다.
창업에 실패하는 이유는 무수히 많다. 경험 부족, 자금 부족, 마케팅 부족, 상품성 부족, 시장진입 타이밍, 불리한 상권 등등.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은 시장이 원하지 않는 제품과 과도한 경쟁, 그리고 기업가 정신의 부족이다. 이제 과거와 같이 뻔한 아이템으로 성공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앞으로의 창업은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차별화된 사업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창업 아이템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철저하고 면밀히 찾아보면 몇 가지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농식품 분야다. 최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 농업의 첨단과학화, 농식품과 바이오기술의 결합 등 농식품 관련 분야가 미래지향적이고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농식품 분야에서 창업 아이템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농식품기술을 기반으로 실용화 및 사업화하려는 사업자들을 위해 성장 단계별 맞춤형 전(全)주기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실용화재단의 전주기적 지원체제의 차별성은 단순히 농식품 관련 기술에 대한 이전이나 자금지원이 아니라, 시제품 기획 및 개발 지원, 시장맞춤형 사업모델 개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개발 컨설팅, 제품별 최적의 마케팅 전략개발, 양산설비 구축지원, 국내·외 및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지원, 투자유치 지원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초기 사업자들은 제품 생산과 판매, 유통의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다. 따라서 아이템은 훌륭하지만 이러한 노하우 부족으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건너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全)주기적 지원의 또 다른 특징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막 창업을 하려는 예비창업자 뿐 아니라 창업 후 5년이 지난 중고 사업자들도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막상 창업은 했지만 기술개발과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업자들, 특히 대량생산 설비, 노하우가 없어 한 단계 더 ‘점프-업’ 하지 못하고 시장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전주기적 지원은 창업가들의 안정적인 시장 진입과 제품의 대량화, 더불어 제품의 다양한 기술 발전을 위해 기술 R&D,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며 창업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4-H와 실용화재단은 관계가 별로 없을 수도 있겠지만, 눈을 들어 조금만 넓게 보면 둘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4-H회원 여러분! 우리 농업이 모든 산업의 뿌리산업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말고 지속 가능한 우리나라 농산업의 미래를 위해 힘차게 같이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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