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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5 격주간 제83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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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권의 책] 이슬람 학교 1 |
이슬람, 어디까지 아니?
최 현 주 지도교사(시흥 군서중4-H회)
어린이집에 다녀온 둘째 아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보니 아이는 빈 퍼즐판과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들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드디어 결심이 섰는지 아이는 크기가 큰 퍼즐 조각들만을 골라서 집어 들고는 빈 퍼즐판을 하나씩 채워나갔다. 큰 조각들을 모두 맞추고는 이내 작은 퍼즐들을 집고선 큰 조각들 사이사이의 작은 부분들을 맞춰나갔다. 마침내 퍼즐을 완성한 아이는 엄마에게 자랑하듯 완성된 퍼즐을 내밀며 연신 웃음을 지었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퍼즐놀이가 역사학습과정과 많이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거대한 퍼즐판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맞춰야 할 퍼즐판은 다행히도 조각이 큰 것도 있고 중간 것, 작은 것 여러 종류가 있다. 아이가 퍼즐을 맞추었던 과정처럼 역사 또한 가장 큰 조각들을 먼저 맞춰나가면 완성될 퍼즐의 윤곽이 쉽게 연상이 된다.
역사에서 큰 조각이라 함은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관통하는 맥락이 될 것이다. 그리고 크기가 작은 조각들은 맥락을 뒷받침해주는 구체적인 사건이나 현상이 될 터이다. 퍼즐판이 한국사일 경우 학생들은 어느 정도 퍼즐완성에 자신감을 갖는다. 그런데, 퍼즐판이 세계사일 경우 대다수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학교 1’을 권해주고 싶다.
저자인 이희수 교수는 이슬람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 중 한 분이다. 이 책은 두 권의 책으로 편찬이 됐고, 오늘 소개할 책은 첫 번째 권에 해당한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서구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이슬람 세계를 편견 없이 들여다보고 나와 다른 가치를 이해하고 공존의 지혜를 찾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은 기존에 우리가 이슬람 세계에 가지고 있었던 편견과 오류, 지나친 고정관념을 일깨워주기 위해 동서양의 역사를 종횡무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리엔트문명으로부터 시작되어 페르시아 제국으로 이어져온 오리엔트의 역사와 비잔틴제국을 끌어안은 이슬람의 축적된 문화적 자양분에 주목한다. 바로 이 어마어마한 두께의 자양분에 이슬람이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깃발을 꽂고 일어선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는 이것을 설명하지 않음으로 해서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슬람이 마치 사막에서 무함마드라는 한 이상한 사람에 의해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종교’라고 이해하고 있다. 저자의 이 지적은 이슬람의 역사를 그 이전의 중동의 역사와 연계하지 못하고 단절하여 이해왔다는 중요한 점을 지목한 것으로, 역사학자다운 날카롭고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난해하고 다소 복잡한 이슬람 사람들의 신앙을 기독교와 비교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썼다는 점이다. 특히 알라는 누구이며 하나님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꾸란과 성경의 내용이 어떻게 일치하고 있는지도 알려준다. 이슬람에서도 예수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오해와 편견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다. 그리고 수니와 시아로 나뉘게 되었던 분쟁의 역사적 배경을 상세하고 쉬운 문체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매력은 이슬람 사회의 여성에 대해 문화인류학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아랍과 이슬람이 다르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한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오해와 편견은 아랍과 이슬람을 동일시 한 점에 있기 때문이다. 즉 남성 중심적인 아랍의 토착문화가 만들어낸 일부다처, 명예살인, 여성 억압 등의 악습은 이슬람의 종교와 문화적 가르침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슬람 테러단체의 활동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면서 이슬람에 대한 근거 없는 오해와 편견으로 이슬람포비아(Islam phobia : 이슬람 혐오증)를 느끼는 현상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저자가 지적했듯 한 나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문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여러 차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았다.‘그동안 이슬람에 대한 나의 태도는 과연 온전한 이해에 얼마나 부합되었을까?’이렇게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너와 내가 다르고, 이 다름이 서로를 배려하게 하고 이해하게 하는 단계로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반문해 본다.
〈이희수 지음 / 청아출판사 펴냄 /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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