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1 격주간 제836호>
4-H정신으로 건강사회 이룩할 것을 다짐해
제4회 ‘경기도4-H를 사랑하는 모임’ 시니어여름캠프 개최

경기도4-H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시니어여름캠프가 지난 25일 옹진군 영흥면 하와이비치와 인근 바닷가에서 20여명의 전직 농촌진흥기관 4-H담당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40여일간 계속됐던 기록적인 폭염이 한풀 꺾인 지난 25일 밤, 옹진군 영흥도 한 해변에 20여명이 모였다. 이들의 손에는 초 한 자루씩 들려있었다.
“우리는 지금 무덥고 지루했던 여름날의 한가운데 서서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어둠이 깃든 서해안의 조그마한 섬! 영흥도 해변에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손에 손을 잡고 어둠을 밝혀줄 한줄기 빛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불씨를 주문하는 송병춘 전 인천광역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의 목소리는 떨렸다. 드디어 촛불이 켜졌다. 하나 둘 차례로 밝힌 20여개의 촛불이 꽃처럼 아름답게 빛났다. 불빛에 드러난 얼굴에는 훈장처럼 깊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경기도4-H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이양재, 이하 사사모) 시니어여름캠프 촛불의식은 마치 경건한 종교의식을 연상케 했다. 사사모는 지난 70~80년대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 및 경기도 관내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4-H회원을 지도했던 4-H담당자와 생활개선담당자의 모임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여름캠프는 주제를 ‘4-H정신으로 건강사회를 이룩하자!’로 정했다. 다시 한 번 4-H정신을 되새겨보자는 의미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촛불의식에 앞서 이날 오후 3시에 영흥면 내리 하와이비치에서 김유빈 총무(전 고양시농업기술센터 과장)의 사회로 개회식을 가졌다. 이양재 회장(전 수원시농업기술센터 소장·전 한국4-H국제교류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반세기동안 농업·농촌·농업인의 횃불이 되어 농촌부흥과 조국 근대화를 이룩하는데 땀과 열정을 바쳤던 4-H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불신과 갈등, 시기와 질투, 음해와 반칙이 판을 치는 사회 속에서 4-H정신으로 건강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남은 삶을 불사르자.”고 역설했다.
이들은 젊은 시절 녹색 자전거와 50cc 오토바이를 타고 들녘을 누볐다. 4-H회원들에게는 ‘선생님’으로 불렸다. 4-H회원을 동생처럼 제자처럼 사랑하고 아꼈다. 4-H회원들에게 나라의 미래가 달렸다는 굳은 믿음 때문이었다. 그 결과 5000년 가난의 상징이었던 보릿고개를 없애고 식량자립을 이룩한 ‘녹색혁명’을 이뤄냈다. 또 ‘백색혁명’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철 싱싱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토대를 만들어냈다.
이번 캠프에 함께한 사모님들은 “신혼 초에 1년 먹을 장을 담가놓으면 반년이 못가 동이 나곤 했다.”고 회상했다. 회원들이 수시로 집에 와서 함께 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다음해에는 그에 대비해서 넉넉하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늘 부족했다고 한다.
당시 대부분의 회원들은 초등학교 졸업이었고, 간혹 중학교를 졸업한 회원이 있을 정도였다. 이들에게 새로운 지식, 특히 영농기술을 전파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었다고 한다. 낙후된 농촌지역에 새로운 문물과 생활문화를 전파하며 젊음을 바치고 퇴임한 역전의 용사들. 이제 남은 삶도 4-H정신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들으며 마음이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캠프 참가자들은 촛불의식을 갖고 4-H정신으로 건강사회를 이룩하자는 다짐을 했다.

개회식에 이어 망둥어낚시 체험활동을 했다. 망둥어가 낚시에 낚여 올라올 때마다 이들의 표정은 소년·소녀가 되었다. 다음 날에는 최해복 전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의 진행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70여년의 삶을 동료들과 나눈다. 박은원 전 가평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의 건강강좌도 준비돼 있다.
바닷바람에 촛불이 흔들렸다. 이교훈 전 강화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 심재현 전 광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유봉환 전 광주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 이상호 전 연천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지·덕·노·체의 촛불을 들고 4-H정신으로 건강사회를 이룩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최해복 전 소장의 결의문과 신영숙 전 농촌진흥청 생활개선과장의 ‘우리의 삶과 내일을 위한 기도문’ 낭독이 이어졌다. 그리고 ‘사랑해’를 비롯한 잔잔한 노래를 합창하며 마음을 나눴다. 기타와 하모니카의 반주에 파도소리도 끼어들었다. 이 노병들의 4-H사랑과 4-H정신이 바닷가에 영롱하게 반짝였다.  
〈조두현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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