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1 격주간 제836호>
[우리꽃 세상] 여름 100일간 대지를 붉게 물들이는 - 배롱나무꽃 -
온 천지가 녹색 일변도인 삼복 여름에 100여일 동안 아름다운 꽃을 피워 ‘꽃잔치’를 벌여주는 아주 고마운 꽃이다.

‘떠나간 벗을 그리워하며’란 꽃말을 가진 배롱나무꽃. 온 천지가 녹색 일변도인 삼복 여름에 100여일 동안 아름다운 꽃을 피워 ‘꽃잔치’를 벌여주는 아주 고마운 꽃이다.
부처손과의 이 나무는 키가 5m 안팎으로 낙엽활엽수다. 줄기는 연한 보랏빛을 띤 붉은빛으로 매끈하며 껍질이 자주 벗겨지는데 그 자리는 흰빛을 띤다. 많은 가지를 치는 것이 특징이며 잔가지는 네 개의 모를 가지고 있다. 잎은 마디마다 2매가 마주 자라고 때로는 아주 가까운 거리로 어긋나게 달리기도 한다. 생김새는 타원꼴로 두텁고 윤기가 나며 잎자루가 짧아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은 새가지 끝에 원뿌리꼴로 여러 송이 모여 핀다. 꽃 색은 보랏빛을 띤 짙은 분홍에서 연분홍, 보라색, 진분홍, 하얀색 등 다양하다. 6장의 꽃잎은 레이스를 닮은 듯 주름이 심하게 잡힌다. 꽃이 지고 난 후 둥근 열매가 달리고 익으면 여섯 갈래로 갈라진다.
맨 위에서부터 꽃이 피고지고를 계속해 오래 피기 때문에 초본식물인 백일홍을 닮았다 하여 목백일홍(木百日紅)이라 하며, 간지럼나무라고도 한다.

◇ 자생지와 분포

경주 남산에 100년 이상 된 나무가 지금도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고, 부산 양정동에는 800년 된 나무가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 호주가 원산지로 겨울 추위에 약한 것이 흠이나 최근에는 내한성이 강한 품종이 개발되어 서울에서도 식재가 가능해졌다.
옛날 서당이나 절간 등에 많이 심어 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호주, 인도에 분포한다.

◇ 재배와 번식

파종한 당년이나 꺾꽂이 한 그해에도 꽃을 피우는 특성을 가진 희한한 나무로 햇빛을 좋아하고 토심이 깊은 사질양토를 좋아한다. 배수가 좋아야 하며 화분에서 키울 때는 산모래에 부엽토를 7:3으로 혼합해 쓴다. 키가 큰 나무지만 화분에 심으면 키도 알맞게 커 감상하기에 좋다.
번식은 씨뿌림과 꺾꽂이, 접목, 분주, 조직배양 등 모두 가능하다. 원하는 품종을 얻으려면 꺾꽂이, 접목, 분주로 해야 한다. 꺾꽂이는 봄이나 여름에 원가지와 만나는 부분을 자르고 마지막 두세 잎만 남기고 거름끼가 전혀 없는 흙에 심고 그늘에서 관리한다.
매년 봄에 질소질이 많은 거름을 분토위에 놓으면 실한 잎과 꽃을 볼 수가 있다.

◇ 이 용

정원이나 공원에 독립수 또는 모아심기를 하면 매우 아름다움을 주는 나무이다. 고급가구나 조각품, 장식품에 많이 활용된다고 한다.
약재로도 이용되는데, 생약명이 자미화(紫微花), 백일홍(百日紅), 만당홍(滿堂紅)으로 꽃을 약재로 쓴다.
지혈과 혈액순환을 활발히 하는데 효능이 있고 적용질환은 월경과다, 대하증 설사, 장염, 지혈약으로 이용된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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