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H인을 찾아 - 임 혁 준 회장(충남 논산시4-H후원회) -
|
어릴적 4-H활동에서 얻은 과제장 기록 습관이 지금도 영농일기를 쓰는 습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임혁준 회장. |
“지금까지 후원회가 영농4-H회원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후원회장으로서 이 부분을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영농회원들이 현재 어떠한 어려움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문제점이 있다면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겠지요.”
충남 논산시4-H후원회 임혁준 회장(62·연산면 임리)은 4-H를 이끌어갈 인적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농촌지도자 논산시연합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임 회장은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농촌을 살릴 젊은 영농인들이 많아야 지도자들의 존재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며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에게는 많은 지원을 해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그렇게 해주지 못할 때가 안타깝다고 말한다.
공동과제포에 큰 관심
지난해부터 논산시4-H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임 회장의 후원회 활동은 올해로 30년을 맞는다. 임 회장의 관심은 공동과제포에 쏠려 있다. 영농회원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율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다. 예전부터 과제포는 조성되어 있었지만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찰벼를 재배하고 있다. 면적도 4000평에서 1만평으로 늘리고 농업기술센터로부터 15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영농회원들이 열심히 땀 흘리는 모습은 후원회원들에게도 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임 회장은 연합회의 자율적 운영 기반을 다지고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과제포 운영으로 조성한 수익금을 차곡차곡 모아 연합회 기금을 만들 계획이다.
임 회장은 1999년 충남도 농어촌발전대상에서 개인특별상을 수상하였으며, 2000년에는 농촌지도자연합회가 단체상을 수상하는데 기여했다.
과제장기록 습관 아직도
|
논산시 야영교육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임 회장은 자율적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지역별로 4-H가 활성화됐던 1950년대 후반. 마을 젊은이들 대부분이 4-H회원으로 가입하던 시절인 이 때 임 회장도 4-H라는 걸 알게 됐다. 마을 안길 청소며 퇴비 만들기며 깨끗한 환경 조성에 앞장서던 이들이 4-H회원이었다.
이때는 주로 토끼나 염소, 소 기르기를 개인과제 활동으로 많이 했는데 기르는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과제기록장이다. 지금은 과제장을 기록하는 회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때만 해도 경진대회에서 시상할 때 과제기록장을 제출하지 않은 회원은 시상에서 제외될 정도로 과제장은 필수 항목이었단다.
과제장 기록하던 습관이 아직까지 몸에 배어 모내기, 거름주기 등 그날 한 일을 노트에 꼼꼼히 적는 임 회장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한다.
대만과 국제교류도 활발
수련대회 때 밖에 비는 줄기차게 오는데 천막에 비가 새는 바람에 밤새 고생하며 마땅한 반찬도 없이 새우젓 하나로 밥 먹던 일, 마을회관에서 야학하던 당시 촛불 켜놓고 공부하며 그을음에 얼굴이 새카맣게 변한 지도 모르고 집에 와 거울보고 웃던 기억 등 이제는 옛 추억이 됐지만 바로 엊그제 일 같기만 하다.
논산시4-H후원회는 오래전부터 대만과의 국제교류활동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1986년부터 대만성 대계진농회(우리나라의 농협에 해당한다)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를 지속해 오고 있는 것. 해마다 파견과 초청을 번갈아가며 약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20~30명의 회원들이 우의를 다진다.
올해는 논산시4-H후원회에서 주관하여 영농회원, 학생회원, 후원회원, 지도교사, 교육청 장학사 등 25명이 대만을 다녀왔다. 대만의 학교4-H회를 방문하고 우수농업인의 농장을 견학하며 전문농업인 육성책 등을 둘러보게 된다. “영농인에 대한 사후관리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어 놀랐다”는 임 회장은 “이런 제도는 우리나라도 본받아서 도입하면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드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즉, 농민이 영농에 실패했을 경우 다시 회생할 때까지 정부가 관리를 해주고 농민은 일종의 근로자와 같은 신분이 되는 제도라고 한다. 앞으로는 연수단에 영농회원 뿐만 아니라 학생회원도 점차 늘려 해외 견문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임 회장은 농촌을 지키고 가꾸어 나갈 젊은이들을 키우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