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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5 격주간 제82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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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탐방] “4-H는 실천철학 담긴 가장 완벽한 교육이념” |
윤 병 두 회장 (한국4-H국제교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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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두 회장은 4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개발도상국 농업컨설팅, 농촌여성신문사 사장, 한국4-H국제교류협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풍부한 전문지식과 4-H정신으로 아름다운 노년을 가꿔가고 있다. |
4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찬란한 은빛날개를 펼쳐 아름다운 비행을 하고 있는 4-H인이 있다. 바로 윤병두 한국4-H국제교류협회장(69)이다. 실제 나이는 1945년 해방둥이로 올해 72세다. 농촌여성신문사에서 만난 윤 회장은 “건강을 위해 일을 즐긴다.”고 했다.
이 신문사는 윤 회장이 2012년부터 4년여 동안 사장을 맡으면서 안정적인 운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7만여명의 독자를 확보하고 3억여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신문사의 더 큰 성장을 위해 그리고 윤 회장의 더 높은 비행을 위해서 지난 3월 25일자로 퇴직을 했다.
40년 공직생활 마치고 새 삶 준비
윤병두 회장은 지난 2006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공직생활을 마치면서 윤 회장은 “원 없이 놀고 원 없이 즐기자”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자 일이 없는 것만큼 고달픈 게 없었다. 일을 통해 목표의식을 갖게 되고, 목표가 없으면 죽은 삶이라는 철학을 갖게 됐다.
이 무렵 서점에서 문득 눈에 들어온 책이 ‘한 달에 200만원으로 해외에서 귀족으로 사는 법’이었다. 모 신문사 기자가 쓴 은퇴이민자의 이야기였다. 윤 회장은 필리핀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국제미작연구소가 위치해 있는 필리핀의 대학을 찾아 총장을 만났다. 자신이 갖고 있는 한국의 선진농업기술과 정보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겠다고 하자 대환영이었다. 지도교수로 대학원에서 한 학기 동안 워크숍, 세미나 형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했다. 책도 쓰고 여행도 했다. 이러면서 영어가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왔다. 2007년 한국에 돌아와 7월1일자로 정년퇴임을 했다. 퇴임식에서 한 말이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변화를 즐겼다.”는 것이었다. 전셋집을 15번이나 옮겼고 가구를 자주 바꾸면서 생활의 변화를 꾀했다고 한다. 변화를 즐기면 고정관념이 깨지고 새로운 환경이 펼쳐진다고 했다. 그동안 쓴 수필과 여행담을 모아 ‘나의 농촌 나의 삶’이라는 책도 펴냈다.
한국농업 성공사례 해외에 전파
윤 회장은 해외농업컨설팅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정기환 박사와 더불어 사단법인 한국농촌발전연구원을 설립했다. 이 연구원은 개발도상국에 선진한국농업을 이전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림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라오스의 지역개발 컨설팅을 3년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주재지역모델’로 산촌과 평야지역 2개 마을을 대상으로 했는데 대성공을 거두었다. 비가림하우스로 상추를 재배해 장마철에도 고가로 판매할 수 있었고, 못줄을 이용해 모내기를 한 결과 30% 넘게 수확량을 올렸다. 지역주민들의 소득이 증대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한국농촌발전연구원 상임이사로 있는 윤 회장은 오는 6월에 다시 라오스로 간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5개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새마을운동 모델을 접목하여 빈곤과 가난을 퇴치하기 위한 ODA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이번에는 한국의 새마을연수원을 라오스에 설립해 새마을정신과 선진농업기술을 보급하게 된다. 이 연수센터 운영책임자로서 특히 라오스의 여성지도자 육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리더십과 의식개혁을 위한 훈련사업과 아울러 라오스 청년들의 4-H프로그램 도입 가능성도 타진할 계획이다.
2020년 아스팍IFYE대회 서울 유치
윤병두 회장은 2013년부터 한국4-H국제교류협회(IFYE) 회장을 맡아 아스팍IFYE대회, 세계대회 참가 등 4-H 국제교류 활동과 협회의 조직 정예화에 힘써왔다.
윤 회장이 IFYE에 참여한 것은 1979년이었다. 해외에 나가기가 어려웠던 시절에 지도공무원으로 9명의 회원을 인솔해 대만훈련에 나섰다. 대만의 신문에서는 ‘초근대사(草根大使)’, 즉 풀뿌리 민간외교사절로 환영해 주었다.
2002년 농촌진흥청 지원기획과장으로 있을 때에는 IFYE사업에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했다. 또 2003년 스웨덴서 열린 세계IFYE대회에 참석하면서 각종 활동에 참여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아스팍IFYE대회에 참석해서는 2020년 서울대회 유치를 확정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격에 비해 IFYE에서 4-H 위상이 초라하게 느껴졌으나 이 대회 유치로 한국4-H의 세계화를 위한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게 됐다고 했다. IFYE협회에서도 한국4-H본부와 함께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 구성 및 기금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한다. IFYE초청훈련을 지원하기 위해서 프로그램모델을 2종 개발하는 한편 초청훈련 35농가 확보를 비롯해 우수사례발표 시상 등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거미의 네트워크, 지혜가 필요한 시대
윤병두 회장이 공직에 있었던 40여년은 농업의 3대 혁명을 이룬 시기였다. 바로 녹색혁명, 백색혁명, 농업인재혁명이다. 무엇보다 4-H청소년 육성을 통해 이들이 새마을운동의 주역이 되었고, 한국농업 선진화와 한국 농업을 지키고 있는 버팀목이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란다.
그럼에도 농촌지도사업의 지방화로 지도사업이 위축되고 4-H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무엇보다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H청소년들은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이라면서, “꿈과 희망을 갖고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젊은이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회장은 “4-H는 실천철학이 담긴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육이념”이라고 강조한다. “알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하는 윤 회장은 “이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뿌린 대로 거두는 자연의 진리를 삶의 철학으로 삶고 있다.”고 한다.
윤 회장은 4-H운동의 환경도 크게 바뀌어 지금은 개미와 꿀벌의 근면·협동보다 거미의 네트워크와 정보·지혜가 필요한 시대라고 했다. 4-H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의식을 일깨우고 봉사활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 과제활동을 통해 적성을 찾아내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4-H신문이 독자가 참여하는 신문, 청소년의 미래비전의 메시지를 전하는 신문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4-H운동 70여년의 역사 가운데 윤병두 회장은 공직생활, 민간지도자 등 오랜 기간을 4-H현장에서 함께했다. 그 풍부한 경험과 4-H정신을 은빛날개에 싣고 더 높이 비상하는 윤병두 회장의 아름다운 비행에 박수를 보낸다.
〈조두현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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