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5 격주간 제827호>
[이 한권의 책] 별빛부터 이슬까지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자연과학의 아름다움

이 종 완 지도교사(강릉 문성고4-H회)


과학자가 바라보는 자연과학은 늘 차갑고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일까? 이번에 소개할 별빛에서 이슬까지는 자연과학의 학문을 위한 망원경과 지적호기심을 버리고 시인의 눈빛으로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본다. 그러나 묘사는 현대 자연과학의 관점으로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대우주와 소우주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망원경이나 현미경 또는 시험관을 사용하지 않은 맨눈으로 밤하늘을 감상하고 별똥별을 관찰하며 끈기와 상상력을 통한 소박하고 수수한 실험들을 되풀이하면서 서두르지 않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간다. 자연과학에서 습득한 개념들이 수학과 결합을 하면 문제를 충분히 파악하고 명확한 결론을 이끌어내지만 수학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영역의 폭이 넓어져 대답해야할 문제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복잡한 수학적 결합이 아닌 기본적 수준의 연산과 기하학만으로도 자연에서 경험하고 관찰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성과를 이루는지 보여주고 있다. 모든 세계는 한층 작은 세계에서 비롯됐으며,‘이 작은 세계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은 우리가 가진 것보다 결코 열등하지 않고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강력한 유기체’라고 말하고 있다. 별은 하늘이 인간에게 보내준 위대한 선물이다. 방향을 가르쳐 주는 길 안내 표지이면서 오리온자리가 이동하여 내려오듯 지구가 새삼 구 모양으로 둥글고 엄청 크지도 않다는 것을 경험하게 하며 여행자들에게는 고향을 그리는 시심(詩心)을 불러오게 한다. 밤하늘을 잘 보려면 어둠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주변을 어둡게 하고 익숙한 주변 환경에서부터 시작해 가까운 사물에서 먼 곳까지 관찰하되 자세히 들여다보지 말고 곁눈질로 바라보면 물체들이 눈에 잘 나타난다. 이처럼 똑바로 보면 사라지고 곁눈질로 시선을 돌리면 물체가 나타나는 밤의 실험이 즐겁지 않을까?
여러 가지 별자리를 찾는 방법과 작은 종잇조각을 이용하여 별의 수를 헤아리는 방법도 알아보면서 실제로는 인공조명 때문에 맑은 밤에도 고작 수 백 개의 별밖에 볼 수가 없다. 별똥별을 보고 싶다면 달이 뜨지 않는 밤 자정이 지난 시간 후반이나 이른 아침 새벽녘 8월 12일 또는 11월 17일 쯤이 최고의 기회다.
구름의 흐름을 추적해 바람의 방향을 관찰하면 편서풍이 부는 지역에서는 대략 서쪽에서 불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것을 알게 되고 대도시에서는 바람의 방향에 맞춰서 지은 건물들이 공항이다. 이착륙이 용이하게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활주로를 낸다. 우주의 거대한 질서를 결정하는 태양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동쪽으로 난 창문에 작은 원모양의 스티커를 유리창에 붙이면서 태양의 궤도를 날짜별, 시간별로 그려보면 단조롭지 않은 태양의 궤도를 알게 되고 태양을 잘 활용한 건축물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된다. 지구의 가장 친근한 동반자인 달의 경로를 살펴보면서 물과의 상호작용, 중력을 통해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지식을 얻게 되고 지중해와 발트해에서는 약하게 나타나고 대서양에서는 뚜렷이 하루에 두 번 일어나는데 열대 지역에서는 단 한 번만 일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는 방법과 달의 지름을 계산하는 방법, 달과 지구의 거리 계산하기 등이 흥미롭다. 물의 신비를 알아보기 위해 신기루, 물의 반사, 소용돌이를 관찰해 보고 소용돌이가 만드는 길을 확인하여 프랙탈의 무늬에 대해 알아본다.
나무와 숲에 대한 이야기, 인간의 진화, 꾀꼬리의 생태, 초음파를 사용한 박쥐의 소리에 대한 이야기, 박하에 대한 관찰과 꽃의 색깔과 모양에 따른 식물의 치료 효과를 살펴본다. 부전나비와 공작나비를 기르고 관찰하면서 전 세계 18만 종 이상이 존재하고 매년 새롭게 700여종이 발견된다고 하니 작고 눈에 띄지 않아도 딱정벌레 다음으로 종류가 다양하며 아름다운 나비에 대한 관찰을 살펴본다. 돌과 흙, 먼지에 대한 탐구, 고도로 발달한 미생물인 규조류는 몇 주밖에 살지 못하지만 약 250속 1만2000여종이 포함되는데 미생물의 세계와 지구 최초의 생물인 박테리아의 역할과 배양방법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려울 것 같고 막막할 것 같은 자연과학의 세계를 일반인들의 시각과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많은 학생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호기심을 일으켜 우리가 흔히 무시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자연 현상과 사물들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해주는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 
 〈옌스 죈트겐 지음 / RH코리아 펴냄 /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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