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5 격주간 제825호>
[지도자 탐방] “긍정적인 사람 만드는 것이 4-H정신이고 전통”

장 태 평 고문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4-H를 거쳐 간 젊은 농업인들이 멘토로 삼고 싶은 사람으로 장태평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68)을 꼽는다. 한국4-H본부 고문으로 있는 장 전 장관은 4-H회원들에게 애정이 깊다. 본지는 지난 11일 장 전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더푸른미래재단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장 전장관은 1977년 제20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재정경제원 국세조세과장과 재산세제과장,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과 정책홍보관리실장을 거쳐 제56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제33대 한국마사회장을 역임했다.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장 전장관은 ‘강물은 바람 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는 시집과 대한민국 농어업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장태평의 새벽을 여는 편지’를 펴냈다.

▶고문님이 현재 맡고 계신 더푸른미래재단은 어떤 곳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요?
▷한 마디로 젊은 농업인들을 농업기업가로 만들고, 지역의 지도자로 양성하자는 취지로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법인입니다. 예를 들어 젊은 농업인들이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후에 또는 4-H활동을 마감한 후에 마땅한 단체활동이나 지속적인 교육을 체계적으로 해주는 기관이 없습니다. 그런 연령대의 젊은이들에게 그런 활동을 하도록 마당을 만들어 주는 단체입니다.

▶고문님은 평생 고위관료로 많은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농업발전을 위해 금융 세제 등 제도개선을 실천하고, 농업을 산업다운 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중에 농협개혁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농협의 주인은 농업인입니다. 그래서 농협의 모든 활동이 농업인을 위해 전력투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농정국장 시절에 두 번, 농식품부장관 시절에 두 번 모두 네 번에 걸쳐 추진했는데, 마지막에는 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했습니다. 저는 그 효과가 머지않아 곧 단계적으로 나타나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라면 농협개혁 초기단계에서 중앙회의 지시를 받아 대부분의 조합장들이 반대를 하였으나 제가 직접 조합장들을 설득하면서 제 설명을 들은 거의 모든 조합장들이 정부안에 동조하면서 중앙회가 찬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국 1800여개 학교에서 활동하는 7만여명의 학생4-H회원들에게 힘이 될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정신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생각한대로 행동합니다. 고난과 절망에 빠지는 상황이 되어도 불굴의 정신을 가진 사람은 이를 극복합니다. 기업이나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구성원들의 정신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한 것도 이런 불굴의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 믿습니다. 지·덕·노·체 4-H이념도 그런 정신력을 강화하는 좋은 덕목입니다. 4-H의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는 슬로건도 이런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요즈음엔 젊은이의 패기가 약해지고 도전정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이나 하고자 하는 정신력이 자꾸 소멸해 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여러분들의 4-H활동은 중요합니다. 즐겁게 4-H활동을 하면서 청소년기를 보람 있게 보냄으로써 앞으로 우리 사회와 국가에 중요한 지도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청년농업인 4-H회원은 우리 농업과 농촌을 책임질 전문농업인이자 차세대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도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 청소년들의 꿈이 원대했으면 합니다. 특히 농업을 하는 청소년들이 농업을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사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농업이 작다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하림 김홍국 회장과 같은 아주 좋은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홍국 회장은 여러분들과 똑같이 영농하는 4-H회원이었고 지금도 4-H의 고문으로 계십니다. 김홍국 회장은 학생시절 병아리 열 마리로 시작했지만 우리나라의 유수한 대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이제 하림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꿈을 키워 갔으면 합니다.

▶고문님은 시인으로도 활동하시면서 여러 권의 책을 내셨습니다. 바쁜 공직 생활을 하시면서 어떻게 문학인이 되셨는지요?
▷저는 어린 학생시절부터 시를 좋아했습니다. 짧은 시에는 응축된 큰 세계가 있고 그 속에는 깊은 진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몇 마디 단어로 그렇게 멋진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멋집니다. 그래서 저는 시를 가까이 하고, 시를 좋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좋아 합니다. 공직생활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시를 좋아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는 사람들을 맑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합니다. 그리고 시는 세상의 이치와 사안의 핵심을 보게 합니다.

▶언젠가 신문에서 장관님이 SNS활동도 왕성하게 하시고 파워블로거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젊게 세상과 소통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이 활동에 대해서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공직자들은 국민들과 소통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장관은 더욱 그렇습니다. 소통을 폭넓게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수단이 SNS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그리고 동시에 전국을 대상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장관들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하는 SNS방식이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저는 SNS를 통해서 전국의 농어민들과 소통했고, 그들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파워블로거들을 모아 블로거기자단도 운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4-H신문과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많은 사람들이 최근에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리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업도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길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어떤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는 도전정신이고 희망을 갖는 것입니다. 그렇게 긍정적인 사람을 만드는 것이 4-H의 정신이고 전통입니다. 한국 4-H신문이 그런 정신을 배양하고 리드하는 역할을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희망의 물결을 파급시키는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담 : 조두현 사무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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