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5 격주간 제823호>
[영농현장] “4-H로 인해 가능성이 자연스레 발현될 수 있었죠”
김 은 지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김은지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28·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상계리 188-1)을 만났다. 아버지와 함께 8264㎡ 규모의‘꿈꾸는 분재농원’을 운영하는 김은지 회원은 비닐하우스안에서 분재의 수형을 잡고 있었다.
김 회원은 꽃가게를 운영하는 틈틈이 조경도 병행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꽃, 나무 등과 친했고 손으로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 한때는 막연히 서울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으나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일하는 편이 적성에 맞겠다 싶어서 지난 2008년 천안연암대학 화훼장식과에 진학했다.
김은지 회원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아버지 김태형 씨는 평생의 숙원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김 회원의 아버지는 대학시절 조치원에 있는‘이광수 분재원’에 견학 갔다 분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러나 현실적인 상황이 따라주지 않아서 꿈을 접고 있었는데, 딸이 흔쾌히 분재를 하겠다고 해서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체험농장에서 청소년의 꿈 응원

‘꿈꾸는 분재농원’은 지난 2014년 농촌문화체험농장에 선정됐고, 진천군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1년 동안 체험농장 운영방법 및 각종 컨설팅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체험활동을 시작했고 ‘꿈꾸는 소나무’를 테마로 농장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나무의 한 살이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소나무에 철사를 걸어서 수형잡는 모습을 보여줘요. 수형을 잡을 때는 가능한 자연의 형태를 거스르지 않고 모양을 잡는데, 소나무의 잠재적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아이들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숨겨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활동입니다.”
김은지 회원은 초등학생들에게 나무가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더니 나무를 가만히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며 웃었다. 눈을 반짝이며 아이들과 체험활동을 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녀가 느끼는 보람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후계농업경영인 선정, 유기농업기능사취득 등 꾸준히 역량을 개발하고 있는 김은지 회원은 지난 2012년 진천군4-H연합회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후계농업경영인 선정에 유리하다기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시작했는데 진천군4-H연합회 여부회장, 충청북도4-H연합회 여부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원이 이렇게 마음 놓고 4-H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청년시절 4-H활동 경험이 있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다.

4-H는 성공의 경험 가능케 해

김 회원은 4-H활동을 하면서 크고 작은 도전들을 통해 얻은 성공의 경험이 이처럼 4-H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회원가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천군4-H연합회에서 학생4-H회원들을 대상으로 농심교육을 담당하게 됐는데 많이 떨렸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잘 해낼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비슷한 경험들을 통해 자신감이 쌓였고 익숙하지 않은 일들도 일단 도전해 보자는 적극성이 생겼다. 그래서 한국4-H중앙연합회 여부회장 역시 도전할 수 있었다고.
김은지 회원과 이야기를 하면서 ‘꿈꾸는 소나무’는 바로 그녀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4-H는 소나무의 수형을 잡아주는 철사처럼 김은지 회원의 가능성을 더욱 아름답게 발휘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있었다.
〈김민진 기자 sookook@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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