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5 격주간 제819호>
인도네시아 4-H 농촌사회에 활력 불어넣길 기대
[인도네시아 이르만 구스만 상원의장 특별 인터뷰]

"국민들의 머리, 손, 마음 그리고 건강을 동시에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면에서 4-H는 개발도상국에 좋은 모델입니다"

이르만 구스만 (Irman Gusman) 인도네시아 상원의장

본지는 이르만 구스만 인도네시아 상원의장과 지난 7일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특별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아구스 헤르만토(Agus Hermanto) 인도네시아 상원부의장과 이관응 한국4-H본부 부설 농촌·청소년문화연구소장이 함께했다.
인도네시아 상원(일명 지역대표협의회 The House of Regional Representatives) 의장인 이르만 구스만은 1962년생으로 1999년 37세에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래 5년 뒤인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상원부의장,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상원의장을 역임, 2014년부터 상원의장 재선에 성공하여 2019년까지 의장으로 활동한다. 그동안 7권의 저서를 출판하였는데, 2008년에는 인도네시아 정치 잡지인 Biografi Politik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5인의 영 리더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본인은 회교도이지만 1985년 인도네시아 기독교대학교인 UKI에서 경제학을 전공으로 졸업한 후, 미국 유학길에 나서 1987년 미국 코네티컷 주에 있는 브릿지포트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4-H네트워크 세계대회 이후 한국4-H운동의 성공사례 및 4-H교류에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이르만 구스만 상원의장과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Southeast Sulawesi)주의 누르 알람 주지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4-H본부와 농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올해 9월 5일 인도네시아 3선의 상원의원과 대학총장을 역임한 라오데 까말루딘 박사가 사우스이스트주에 정식으로 4-H조직을 만들었다. 이르만 구스만 상원의장과 누르 알람 주지사가 명예위원겸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한 이르만 구스만 상원의장과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단독 인터뷰를 갖고 양국의 청소년교류 및 한국으로부터 도입한 인도네시아 4-H활동과 확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4-H를 통한 양국의 협력과 관계 증진을 위한 이번 인터뷰 전문은 다음과 같다.

우측부터 이은영 연구기획팀장, 이관응 소장, 이르만 구스만 의장, 아구스 헤르만토 부의장, 조두현 부장.
▽ 지난 2014년 한국4-H본부와 인도네시아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가 체결한 농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국4-H본부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명, 8명씩 인도네시아 청년 농업인을 초청하여 농업교육과 체험을 시켰습니다. 오는 16일에는 다시 10명의 인도네시아 청년 농업인을 초청하여 농업교육과 리더십 교육을 실시합니다. 이처럼 청소년교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우호증진과 경제협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청소년은 양국 미래의 주역입니다. 청소년은 우리 미래의 지도자이기도 합니다. 양국의 청소년은 각각 자기 나라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양국은 많은 도전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양국의 청소년들은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게 되겠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서로간에 아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에서는 서로 경쟁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때, 두 나라의 우호관계도 그만큼 증진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을 한 단어로 합성해 코피티션(coopetition)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청소년교류 프로그램은 상호보완 기능뿐만 아니라, 서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양국의 청소년들이 보다 긴밀하게 서로 협력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면 할수록 양국의 미래관계는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 인도네시아의 엘리트청년농업인들이 한국의 농업기술을 습득해서 농가에 보급한다면 인도네시아의 농업생산성은 상당한 정도로 개선될 것입니다. 한국4-H본부가 두 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청년 농업인들을 초청한 것도 청소년 리더십 개발과 농촌 지역사회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사례를 예로 들어 농업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 교류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도록 양국의 중앙 정부에 지원을 제안할 뜻이 있습니까? 만일 양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면, 한국4-H본부는 청년농업교류를 보다 효과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한국은 기본적으로 농업중심의 사회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산업국가입니다. 인도네시아도 2차 세계대전 이후 농업국가로 출발했습니다. 두 나라가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전통적인 농업중심의 사회에서 산업중심의 사회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농민들도 바로 산업사회의 시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이런 경험을 배워야 합니다. 따라서 저는 새롭게 출발한 인도네시아 4-H가 농촌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합니다.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에서 시작한 4-H운동은 인도네시아의 많은 지역으로 확대되어 농촌의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영역이 바로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걸쳐 4-H프로그램을 대규모로 확대한다면, 농산물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촌에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들에게 리더십역량은 물론 기업가로서의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 4-H는 기본적으로 청소년 교육과 리더십 개발을 위한 조직입니다. 한국의 4-H는 중앙정부 차원은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정치지도자를 배출했습니다. 이처럼 4-H활동은 청소년들의 미래 리더십을 개발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청소년들이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하여 지역사회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인도네시아에서 4-H는 이제 막 출발한 새로운 것입니다. 라오데 까말루딘 박사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의 주도인 켄다리에 한국으로부터 4-H를 도입한 것은 아주 잘 한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대되길 희망합니다. 라오데 박사가 시작한 4-H운동이 좋은 결과를 도출한다면 인도네시아 전체가 따라야 할 모델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의 경험으로 보면, 주민들의 역량과 리더십 및 기업가적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활동은 그 과정을 잘 관리할 때, 사회가 본받을 수 있는 모델이 됩니다.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의 4-H활동을 통하여 기업가적 역량을 갖춘 많은 지도자들이 배출되길 희망합니다. 이렇게 되어야, 4-H원칙이 인도네시아에서 의미 있는 사회적 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들의 머리, 손, 마음 그리고 건강을 동시에 개발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면에서 4-H는 개발도상국에 좋은 모델입니다.

▽ 4-H글로벌네트워크는 거의 80개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네트워크는 청소년들이 글로벌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의 글로벌 리더십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은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친구들과 협력해오고 있습니다. 수만 명의 청소년들이 여러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 청년리더들은 많은 국제적 포럼이나 행사에 참여해오고 있습니다. 그런 활동을 통하여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은 새로운 네트워크와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 간의 우정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한국의 청소년들과 교류하면 양국의 미래는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4-H네트워크를 포함해서 다른 많은 경로를 통해 청소년 교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 음악, 패션, 스포츠 및 다양한 사회활동 영역에서 청소년 교류가 가능할 것입니다.

▽ 한국 학생들은 방과 후 활동에 아주 적극적입니다. 많은 학교들이 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을 적극적으로 격려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추어 4-H지도교사들은 로보틱스, 요리, 식물 키우기, 스포츠, 건강관련 프로그램, 글로벌 프로젝트, 전통공예, 댄스 및 예술 등 다양한 활동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은 주로 어떤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까? 또한 관련 정부 기관은 이런 활동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습니까?

▲ 인도네시아에서도 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은 아주 보편적입니다. 한국 학생들처럼 인도네시아 학생들도 음악, 댄스 및 스포츠를 포함해서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재능과 인성을 개발하는 방법은 서로 다를지 몰라도 목적은 한국과 차이가 없습니다.

▽ 4-H활동을 한국에서는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에서 법률에 근거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새롭게 출발한 4-H조직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까?

▲ 한국의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4-H활동을 지원한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4-H활동이 전국적으로 실시되어 왔고,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에서 출발한 4-H활동이 잘 발전되면, 우리도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농촌 지역사회와 특히 청소년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이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은 가능합니다.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이런 면에서 중앙정부의 지원도 가능합니다. 4-H활동의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되면, 중앙정부의 공적 지원도 가능합니다.

▽ 인도네시아의 교사들과 한국4-H교사들이 상호방문을 통하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사들의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정부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우리는 여러 나라들과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이 있지만 주로 학교간의 프로그램들입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사들 교류 프로그램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직업학교 교사들을 포함하는 교류 프로그램은 아주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인도네시아 교사들이 한국을 방문해서 4-H활동을 관찰해 좋은 방법을 도입할 수 있도록 교사 교류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특히 주정부 또는 시군정부 주관으로 진행하고 중앙의 교육문화부가 지원하는 형식으로 교류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에서 청소년들의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을 것입니다. 상원의장님께서는 학창시절에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셨습니까? 또한 자녀들은 리더십 개발을 위하여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까?

▲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도네시아 학교에서도 많은 방과 후 활동이 있습니다. 저 또한 재능과 리더십을 개발하기 위하여 많은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대학을 다닐 때, 비록 저는 종교가 무슬림이었지만, 대학 기독교학생협의회의 리더였습니다. 이런 활동이 결국 상원의장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제 막내딸인 이르비안자니 구스만은 13살인데 태권도 검은띠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최연소 태권도 검은띠 소유자입니다. 제 딸은 13살이지만 키가 아빠인 저만큼 큰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아마 힘도 저만큼 셀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4-H를 위하여 한 말씀해 주십시오.

▲ 미래에는 학교 졸업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뚝 서려면 청소년들은 성장기에 재능과 스킬을 잘 개발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4-H와 같은 유용한 활동은 개발도상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어야 합니다.

[한국 4-H, 인도네시아4-H협회 창립 모태가 되다]

◇ 켄다리시에 있는 인도네시아 4-H 센터
인도네시아4-H협회는 지난 9월 4일 3선의 상원의원과 대학총장을 역임한 라오데 까말루딘(Laode Kamaluddin)박사가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의 수도인 켄다리(Kendari)시에서 정식으로 설립하였다. 한국4-H본부 부설 농촌·청소년문화연구소 소장인 이관응 박사와 함께 미국에서 공부한 라오데 박사는 지난해 이르만 구스만(Irman Gusman) 상원의장과 누르 알람(Nur Alam)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 주지사와 함께 한국4-H본부와 협력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 MOU에 기초하여 지난 1월 이홍기 한국4-H본부 회장은 이관응 박사와 함께 사우스이스트 술라웨시주의 누르 알람 주지사와 라오데 박사를 방문하여 향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였는데, 인도네시아 4-H는 이런 과정에서 구체화되었다.
주지사인 누르 알람은 당연직 위원으로, 상원의장인 이르만 구스만과 부지사인 살레 라사타(H. M.Sleh Lasata)는 명예위원으로 라오데 박사가 설립자겸 고문으로 출발한 인도네시아4-H협회는 파트마야니(Fatmayani)여사가 회장을 맡고 있다. 4-H협회는 교육훈련국, 모금과 청년기업국, 출판홍보국, 헬스국의 4국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77명의 청년회원과 11명의 명예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명예회원에는 상원의장, 주지사 및 부지사를 포함하여 주정부 유관부서의 국장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마치 70년대 우리나라 새마을운동 추진조직처럼 주정부의 주요인사가 망라되어 있다.

◇ 영농 기술훈련 : 지역사회 청년들을 대상으로 영농 기술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농사경험이 전혀 없는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파종에서 재배, 수확 및 포장에 이르는 과정을 훈련시켜 선도농가로 정착시키고자 한다.
 
◇ 청소년 교류 :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명, 8명씩 인도네시아 청년들이 한국4-H본부를 방문하여 농업기술과 리더십 훈련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대학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청년들로 농기업 창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월 16일에도 10명의 엘리트 청년들이 농업기술과 리더십 훈련을 위하여 본부를 방문한다. 지금까지 방문 성과에 힘입어 2016년에는 한국4-H본부와 협력하여 청소년 교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 지역사회 헬스 프로그램 : 인도네시아 4-H센터는 니켈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영기업인 안탐(Antam)사와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는 기치아래 지역사회 가족건강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고등학교 프로그램 : 4-H협회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농업과 농기업의 미래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학생들이 농업을 생계수단이 아닌 미래 유망 산업으로 이해시켜 농기업 창업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 Love Plant : 4-H협회의 회원인 자원봉사자들이 유치원을 방문하여 야채와 과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한국 4-H의 벼화분 캠페인처럼 ‘한 학생 한 식물’(One Child One Plant)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는데,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까지 확대하여 경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캠페인의 목적은 1인 1식물 키우기를 통하여 학생들이 농업에 관심을 갖고, 훗날에 농기업을 창업하도록 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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