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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5 격주간 제81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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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농업,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품다 |
"농업은 원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남 상 일 (농촌청소년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은 환경보호운동으로부터 비롯된 개념인데 이제는 정치, 경제, 사회 등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개념적으로 정착시키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 밖에 없는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세 가지 요소인 환경적 건전성, 경제적 수익성, 사회적 책임성은 개념적인 진화를 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 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Cooperate Social Responsibility)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종종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생기면서 개념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타나기도 했다.
CSR의 보완 개념으로서 많이 거론되는 개념 중에 CSV(Creating Shared Value)가 있다. 기업 경영 활동의 목적은 이익이지만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공존하는 공유의 가치를 만들어서 기업의 이익 추구 활동이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높여가도록 한다면 결과적으로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개념이다. 대표적 예로서 네슬레의 사례가 자주 인용된다.
네슬레는 세계 최대의 식품 기업이다. 원재료 공급원인 농업 부문의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과 생산 농민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영양, 수자원, 농촌지역개발에 관련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커피 원두를 생산하는 산간벽지의 소규모 재배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마다 농업기술, 재무, 물류를 지원하는 업체를 선정해 친환경적인 기술과 안정적인 생산요소의 공급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네슬레는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지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품질의 커피 원두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활동은 자선활동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CSV는 경영전략적인 속성이 강하다. 기업들 가운데에는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부터 장기적 관점의 공유가치전략으로 발상을 전환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공유가치에는 사회적 가치도 공존하기 때문에 그 활동의 내용이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과 시민단체의 기능을 아우르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과 관련된다. 그런데 사회적 문제는 상당 부분 소비자의 불편 사항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요구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 이런 관점에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명확한 가치 체계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농업은 원래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해 직불제 등의 제도를 통해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의 사회적 가치와 기업의 이익이 공존할 수 있는 영역을 찾을 수 있다면 농업의 경제적 가치는 늘어나고 농업인 또는 사회적 기업가들에게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일본 구마모또시에는 다양한 기업체가 있는데 근자에 들어 주변지역의 지하 수위가 낮아져서 지하수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체의 공장과 구마모또시의 운영상 리스크 요인이 됐다고 한다.
원인을 분석해 보니, 시내를 남북으로 흐르는 시라가와(白川)의 중상류 지역에서 벼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지하수 함양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됐다.
이에 자치단체에서는 시라가와 중상류 지역의 농가가 농작물 재배 작기 사이에 담수 기간을 1달 이상 유지하는 농가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이 보조금은 시와 기업들이 분담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이로써 지하수위를 다시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었다. 또한 농민들은 지하수 함양에 큰 역할을 하는 지역의 농산물에 대하여 ‘물의 은혜’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매우 다양하며 EU 등 선진국에서는 다원적 기능의 향상을 국가 농업 정책의 중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또한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공유경제적 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개발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서 내수경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이라는 점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국내에서 성공한 농업 부문의 독창적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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