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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약한 감귤이나 유자나무를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가꾸면서 향기와 과일을 얻듯이 비파나무도 화분에 심으면 좋은 향과 과일, 잎차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비파나무는 악기 비파(琵琶)를 닮았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 온다. 옛 화가들의 그림집을 보면 사군자와 함께 꼭 등장하고 있어 예부터 주목을 받아 온 나무가 아닌가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우리 문헌에 나온 것은 고려말, 조선조 초기인물인 정몽주의 시문집인 ‘포은집’에 ‘식비파(食枇杷)’란 시가 실린 것이 최초다.
장미과의 푸르고 넓은 잎을 가진 비파나무는 꽃이 피고도 오랜 시간을 지나야 열매가 맺는 나무로 ‘온화, 현명’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다.
짙은 녹색의 가죽질인 잎은 서로 어긋나고 길이 15~25㎝, 너비 3~5㎝의 거꾸로 된 넓은 댓잎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앞면은 짙은 녹색으로 털이 없고 윤기가 나지만 뒷면은 연한 황갈색의 털이 빽빽하다.
10~11월에 향기가 좋은 흰색의 꽃이 피는데 원뿔모양으로 가지 끝에 달린다. 꽃받침과 꽃잎은 각각 5개씩이다. 열매는 꽃이 지고 다음해 6월경에 지름 3~4㎝ 정도의 공 모양 또는 타원형의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는다. 열매는 달고 감미로우며 당분과 함께 비타민 A, B, C가 많이 들어있다.
◇ 자생지와 분포
추위에 약한 나무로 주로 남해지방과 남쪽의 여러 섬에서 자란다. 최근에는 약재로, 과일로 활용하기 위해 재배하고 있으며 밀원식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재배와 번식
추위에 약한 감귤이나 유자나무를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가꾸면서 향기와 과일을 얻는 것이 유행이듯이, 비파나무도 화분에 심어 기르면 좋은 향과 과일, 잎차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화분에 심어 가꿀 때는 산모래에 부엽토를 6:4로 섞어 심고 뿌리가 활착될 때 위에 덧거름을 듬뿍 주면 싱싱하게 키울 수 있다. 따뜻하고 햇볕을 좋아하므로 봄부터 꽃이 필 때까지는 밖에서 기르는 것이 건강하게 키우는 비결이다.
번식은 주로 씨앗으로 하는데, 이 경우 개화할 때까지의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꺾꽂이나 접붙이기로 하면 빨리 꽃을 볼 수 있다. 필자가 꺾꽂이를 해본 결과 맨 위 가지의 성적이 월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기는 2~5월 새로 나온 가지로 한다.
◇ 이 용
잎을 약으로 쓰는데 생약명이 ‘비파엽(枇杷葉)’으로 ‘동의보감’에서 “성질은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하였고 폐를 치료하며 오장을 녹여주고 기를 내린다고 하였다. 씨를 비파라 하며 살구씨의 대용약재로 쓴다. 잎을 이용할 때는 뒷면의 털을 없애고 이용한다. 간기능 회복, 감기, 고혈압, 골절증, 변비, 신장염, 각종 암, 편도선염을 고친다고 나와 있다. 잎에는 아미그달린과 구연산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남부지방의 정원이나 공원에 심으면 매우 아름답다.
〈김창환/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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