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옥 회장 (경기도 양주시4-H지도자협의회)
도시민의 가슴속에 농심을 심고 지역사회를 더욱 살기 좋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김상옥 회장(56·경기도 양주시 남면 초록지기마을)을 만났다.
기자가 찾은 날도 김 회장은 이 마을에 온 고양시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활동을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마을 특산품인 아로니아즙을 넣어 지은 찹쌀밥을 떡메로 치고 노란 콩고물을 입혀 만든 따뜻한 인절미를 한 조각씩을 입에 넣은 어린이들의 표정에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김상옥 회장의 얼굴에도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마을에도 좋고 어린이들이 즐거운 추억을 쌓으며 농업과 농촌을 이해하게 되니 얼마나 보람 있는 일입니까?”
그가 사는 초록지기마을은 연간 1만여 명이 찾는 경기 북부지역의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인데 마을 주민들은 오늘의 마을이 있기까지 김상옥 회장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 회장은 1997년부터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며 꾸준히 봉사를 해오고 있다.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마을발전 계획을 세웠고, 마을 명칭도 ‘황방리’에서 고향과 자연을 지킨다는 의미의 ‘초록지기’로 바꿨다.
2005년에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전통테마마을로 지정을 받아 체험관과 생태연못을 조성하고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07년에 정보화마을로 지정되는 데도 한몫을 하며 마을 발전에 열심을 냈다.
김상옥 회장에게 체험마을로서의 성공 요인을 묻자 변화와 차별화라는 답을 내놓았다. 농촌체험도 새롭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제공되지 못하면 한번은 찾아도 두 번은 찾지 않는 마을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질 좋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마을해설사 과정도 이수하고, 전국의 체험마을과 외국의 관광농원 등을 방문해 체험프로그램을 조사하고 벤치마킹하는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마을과 프로그램을 홍보하는데도 정성을 들인다. 지난해까지 마을을 알리는 리플릿을 제작해 경기 북부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매년 1천장씩을 발송했단다. 그리고 이제는 마을이 제법 입소문이 나 리플릿이 없어도 체험객이 먼저 찾는 마을이 됐다고 자랑을 했다.
마을을 찾은 도시민들을 이끌며 마을을 소개하고 능숙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상옥 회장은 어린 시절 뜻밖에도 부끄럼이 많은 소년이었단다. 그런 그를 오늘의 지도자로 이끈 힘이 바로 14살 때부터 몸담은 4-H라고. 4-H활동을 하며 리더십이 함양됐고, 농촌살이에 재미를 붙이게 돼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
김 회장은 4-H회원 시절 자신이 누렸던 4-H활동에 후배들도 즐겁게 참여해 기쁨과 보람을 얻었기를 바란다. 그래서 특히 매년 청소년의 달이면 그의 마을을 찾는 양주시4-H회원들을 맞는 일이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그의 마을뿐 아니라 양주시 내 체험마을이 번갈아가며 청소년의 달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관내 모든 마을이 함께 잘돼야 하고, 4-H회원들을 맞는 기쁨과 보람도 함께 나누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상옥 회장은 마을 체험객 1만5000명을 목표로 열심을 냈지만 지난해 세월호와 올해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체험객이 많아지면 마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농촌에서 고향을 느끼며 농업에 애정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니 목표를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는 김상옥 회장. 그의 땀과 보람 속에 커 갈 더 좋은 농업·농촌의 내일이 기대된다.
〈이은영 기자 eylee@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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