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5 격주간 제813호>
[이 달의 시] 소

맹사성의 스승인 학자 권근은 “소를 타는 것은 더디고자 함이다.”라며 소를 타는 것을 최고의 풍류로 꼽았다. 옛날에 선비들이 소를 타는 것은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보다 풍류적인 멋 때문이었다. 말에 비해 매우 느리지만, 그 느릿느릿한 맛에 소를 타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윤석중의 ‘소’는 소의 그 느릿느릿한 맛을 살려 쓴 작품이다. 소는 배가 고파도 느릿느릿 먹고, 비가 쏟아질 때도 느릿느릿 걷는다. 행동이 느려 답답해 보이지만 소는 그 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 ‘빠름’을 지향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소에게 배워야 할 점은, 성급함을 버리고 여유 있게 한 걸음 한 걸음 앞을 향해 나아가는 느림의 미학 아니겠는가. 
 〈신현배 / 아동문학가, 시인〉


◆ 윤석중(1911-2003)
· 1924년 ‘신소년’에 동요 ‘봄’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
· 동요ㆍ동시집 ‘윤석중 동요집’, ‘잃어버린 댕기’, ‘어깨동무’, ‘굴렁쇠’, ‘날아라 새들아’ 등 다수.
· 대한민국예술원상, 대한민국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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