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15 격주간 제650호>
<영농현장> FTA의 우려를 당당함으로 맞서는 진짜 축산인

백인상 회장(경상남도4-H연합회)

“백인상 회장은 모든 일에 열심을 내는 사람입니다. 털털한 성격이어서 다른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죠.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은 지금의 백 회장을 있게 했습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의 조길환 지도사의 백회장에 대한 평가다. 항상 웃고 있는 백 회장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믿음이 가게 만든다.
백인상 회원(28·경상남도4-H연합회 회장)은 국제대학 졸업 후 주저하지 않고 축산업을 가업으로 이어받아 지금까지 경영해오고 있다. 아버님이 다져놓으신 틀 위에 현대화·자동화된 기계의 도입 등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해 연간 1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하는 일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기쁨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축산업을 하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제가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것입니다.” 한미 FTA로 축산업에 대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움 앞에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웃음을 보여주는 백인상 회원에게서 싸움소와 같은 우직함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어려서부터 축산업에 대한 희망 키워와

2000평의 축사 부지에 100여 마리의 소를 기르고 있는 백 회장은 예전에 소가 가장 많을 때는 200두 이상의 소를 키웠었다고. 특히 토종 한우인 칡소(몸에 호랑이 무늬처럼 검은 줄무늬가 있는 소) 120여 마리를 전국 각지로 판매했었다. 지금은 ‘부르셀라(유산을 일으키는 병)’ 때문에 소를 매입하기가 조심스러운 시기이다. 그래서 백 회장은 다른 것보다 키우고 있는 소가 더욱 좋은 품질로 잘 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FTA협상 타결로 축산 시장이 예전에 비해 위축되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우리가 외국산 소고기보다 고품질의 소를 키워낸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기우에 불과할 것입니다. 저에게도 큰 어려움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소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한다면 실패가 아닌 성공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을 믿습니다”라고 말한 백 회장의 대답은 소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백 회장의 소를 향한 사랑은 매우 특별하다. 한꺼번에 많은 소가 새끼를 낳게 되면 새끼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집안으로 새끼를 들여놨을 정도라고. 그리고 소가 다쳤을 때 웬만한 상처는 자신이 직접 치료한다.
요즈음에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의령제 소싸움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백인상 회원은 청도 민속 소싸움대회, 진주 민속 소싸움 대회, 완주 민속 소싸움 대회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며 투우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백호’, ‘칡범’, ‘따봉이’ 등 약 1톤 가까이 나가는 백인상 회원의 싸움소들은 많은 대회에 초청받고 있다.

<건강한 소들의 모습(왼쪽)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조길환 지도사와 함께(오른쪽).>
정보교류를 통해 자기계발의 기회 삼아

고등학교 때부터 4-H회와 인연을 맺게 된 백 회장은 주변 선배들의 권유로 21살 때부터 4-H연합회를 시작했다. 그는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에게 4-H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4-H는 단합의 장으로써 힘들 때 서로를 통해 기둥이 되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가족과도 같은 것”이라고 했다. 백 회원은 고성군4-H연합회 부회장, 회장을 하면서 경상남도4-H대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경상남도4-H연합회 회장을 맡게 된 그가 이끄는 경남4-H연합회는 공동과제포장을 조성하였고, 주변 불우이웃돕기 행사 및 보육원을 방문하여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갖는 등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별히 농업경영인 모임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경남4-H연합회는 전라남도4-H연합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영농 정보 교류의 확충에 힘쓰고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다른 영농인들을 통해 도전도 받고 좋은 점은 배워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라고 말한 백 회장은 현재 시·군 단위 중심으로 되어 있는 4-H연합회 영농교류를 도 단위까지 범위를 넓혀 동일한 업종에 속한 영농인들과 만나 더 많은 정보를 얻어 많은 4-H회원들이 높은 가치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백 회장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4-H연합회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정부에서 4-H회원들을 한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혜택이 좋은 환경을 갖춘 농업전문학교 졸업자들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농업 현장에서 힘쓰고 애쓰고 있는 우리 4-H회원들에게도 지원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것이 바로 영농인들을 일으킬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1남 1녀의 아버지인 백인상 회원은 조금 있으면 태어날 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곧 태어날 아이와 부인을 돌본 후 내년에 산업대학의 농업·축산 관련학과로 진학할 계획이다. 축산업에 모든 삶을 바치고 있는 백 회장은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지식과 많은 정보들을 이용해서 고급 브랜드 소를 생산하고 최고의 축산 경영을 통해 어려움에 빠진 많은 축산농가들의 희망과 든든한 지원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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