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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하여 ‘상사화(相思花)’란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
지구상에 단 한군데에서만 피는 꽃이 있다. 바로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에 위치한 섬 위도(蝟島)에서만 핀다고 하여 ‘위도상사화’란 학명을 얻은 꽃이다. 1985년 전북대 김무열 교수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이름을 얻었다.
위도는 파란만장한 섬이다. 변산면의 격포항에서 40여분 걸리는 인근 섬인데도 불구하고 1993년 서해훼리호 사건으로 비운의 섬으로 알려지더니, 그 후 한참만에 방산물폐기장 건립 사건으로 또 한 번 유명해진 섬이기도 하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위도띠뱃놀이’의 고장이기도 하다.
처음 필 때는 순수의 상아색이었다가 꽃이 활짝 피면 하얀색으로 그윽한 자태를 뽐내는 위도상사화는 수선화과 상사화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의 비늘줄기는 달걀형으로 5.5~7.5㎝ 정도의 크기며 긴 목이 있다. 잎은 녹색으로 선형이며 털이 없고 2월 말부터 싹이 트기 시작하여 길이 4.7~6.6㎝, 폭 1.7~2.5㎝ 정도의 크기로 자란다. 봄부터 자란 잎은 6~7월에 모두 사그라지고 8~9월에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은 상아빛을 띠는 흰색으로 꽃줄기는 곧게 선다. 꽃줄기 끝에 5~8개씩 산형화서로 달린다. 열매가 잘 달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하여 ‘상사화(相思花)’란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 자생지와 분포
한반도의 고유종이며 전북 위도에서 주로 서식하고 서해안 일대의 산지에서도 드물게 난다고 알려졌다. 습한 곳을 싫어하므로 밭둑이나 얕은 야산의 언덕에서 자란다. 상사화속 식물은 대략 13~20여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위도상사화를 비롯해 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제주상사화, 꽃무릇(석산), 백양꽃 등이 있다.
◇ 재배와 번식
주로 화단가꾸기에 이용된다. 분가꾸기는 깊이 있는 큰 분에 모아심기를 하면 제법 어울리고 감상가치가 올라간다. 분심기는 산모래(마사토)에 30% 정도의 부엽토를 섞어서 심는다. 물이 잘 빠지도록 심는 것이 포인트다.
분에 올리는 시기는 잎이 말라죽고 꽃자루가 자라나기 전 또는 꽃피고 난 직후가 적기다. 거름은 잘 썩은 닭똥에 뼈 가루를 약간 섞은 것을 분속에 밑거름으로 넣거나 심은 뒤 분토 위에 놓아 준다. 물은 분토가 지나치게 마르거나 습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고 주로 양지바른 곳에서 가꾼다.
◇ 이 용
부안군에서 조성한 ‘마실길’ 일부 구간에 이 꽃을 심어 많은 사람들이 감상하게 하듯이 공공장소에 심어 우리 고유종을 널리 알렸으면 하는 꽃이다. 위도사람들은 이 꽃을 ‘몸몰이대’라고 부르는데 꽃대를 말려 묵나물로 먹었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인후염과 편도선 질환에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김창환/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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