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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덩굴은 한 꽃대에 암술을 중심으로 여러개의 수꽃들이 감싸듯 달린다. |
햇가지에 달리는 잎은 서로 어긋나게 달리고 묵은 가지에서는 5~6매씩 무리지어 손바닥 모양으로 잎 달림을 하는 으름덩굴은 이유를 모른 채 신비스럽기만 하다.
꽃이 피는 모양도 특이하다. 한 꽃대에 암술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수꽃들이 감싸듯 달린다. 줄기 군데군데에는 수꽃으로만 형성된 꽃 그룹이 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게 보인다.
으름덩굴은 으름덩굴과의 잎이 지는 넓은 잎 덩굴나무로, 나무 등 다른 식물에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면서 성장하는데 대게 5m 정도까지 자란다. 꽃은 4~5월에 잎이 달린 자리에 흰빛이 도는 자주색으로 피는데 암꽃은 지름이 3㎝ 정도로 검은 자주색의 암술이 3~9개가 나온다. 수꽃은 1.5㎝ 정도로 보라색 수술이 5~6개가 나온다. 꽃잎은 따로 없고 꽃받침잎이 3장 갈라져 나온다.
열매는 길이 6~10㎝ 정도의 굽어진 타원형으로 여물면서 갈색을 띤다. 익으면 두꺼운 열매껍질이 반으로 갈라져 하얗고 무른 속과 검은 씨앗이 나온다.
◇자생지와 분포
황해도와 강원도를 잇는 선을 기준으로 그 이남에서 자라며, 산지의 1200m 이하에서만 난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한다. 멀리 일본의 혼슈 이남지역에도 난다.
햇빛이 충분하고 건조하지 않으며 수분유지가 잘 되는 숲 가장자리를 좋아한다.
◇재배와 번식
각종 야생화 전시회에 가보면 어김없이 등장하고,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것이 이 나무다. 죽은 다른 나무 가지를 이용해 덩굴을 올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면 정말 운치 있는 작품이 된다. 분에 올릴 때는 산모래(마사토)에 부엽토를 7:3으로 섞어 배양토로 쓴다. 1~2회 덧거름을 주면 충실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다.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나오는데 이를 채취해 번식하거나 꺾꽂이, 높이떼기(취목)로 번식한다. 씨 파종도 가능하나 발아율이 낮은 것이 흠이다. 야생에서는 주로 새들이 과즙을 먹고 씨를 퍼뜨린다.
◇이 용
지금도 가을 산에 가면 잘 익어 벌어진 열매를 먹는다. 과즙보다 씨가 훨씬 많아 먹을 것이 별로 없는 것이 아쉽다. 어린잎은 데쳐 나물로 먹기도 한다.
생약명이 줄기를 목통(木通), 뿌리를 목통근이라하여 약으로 쓴다. 관절염, 혈액순환, 여성질환, 소화불량, 당뇨, 골다공증 등에 좋다고 한다. 봄에는 수액을 채취해 마시는데 골다공증과 당뇨에 좋다. 공원 등지에 그늘을 만들기 위해 등나무 대신 으름덩굴을 이용하면 멋지지 않겠는가?
〈김창환/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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