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5 격주간 제636호>
컴퓨터 그래픽이 울고 간 와이어 액션
Cinema & Video - 와호장룡 -


2001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와호장룡’은 ‘누운 호랑이와 숨은 용’이라는 뜻으로 ‘영웅과 전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라는 뜻이다. 추석에 개봉할 ‘야연’과 ‘매트릭스’의 무술감독 원화평과 중국계 이안 감독의 힘이 합쳐져서 ‘와호장룡’이 만들어졌다.
우선 원화평 무술 감독은 80년대와 90년대 홍콩영화의 와이어 액션을 만들었던 홍콩사람이었고, 이안은 중국계지만 헐리웃 영화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인정을 받고 있는 중국계 미국인이었다. 홍콩의 무협 영화들은 너무 빠른 편집의 눈속임으로 와이어 액션의 참맛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안 감독은 카메라와 배우들이 와이어에 동시에 매달려 한 번도 보지 못한 춤을 추는 듯 움직이는 와이어 액션을 만들어 냈다.
19세기 청조 말 혼란기의 중국.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무바이(주윤발). 세상의 덧없음을 느낀 그는 수련(양자경)에게 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검 청명검을 북경의 페이러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강호를 떠난다. 수련은 청명검을 전해주려던 자리에서 고관 옥대인의 딸 소용(장쯔이)을 만난다. 정략결혼을 강요받던 날 소용은 청명검을 훔치게 된다.
평소 강호를 동경하던 소용은 어려서 파란여우에게 아무도 몰래 무예를 전수 받았던 것이다. 파란 여우는 바로 무당파의 스승을 죽이고 무당심결을 훔친 리무바이의 원수였다. 청명검이 없어진 그날 밤 리무바이와 수련은 다시 북경에 모여서 청명검을 찾기 시작한다. 둘은 처음부터 소용이 칼을 훔친 것을 알지만 아직 어린 소용과 옥대인의 가문이 상처 받지 않게 하기 위해 조용히 수사를 하고 있을 때, 소용의 연인 소호가 나타난다. 소호는 소용이 어릴 적 티벳을 여행하면서 사랑에 빠진 도둑이었다.
하지만 이미 청명검의 힘을 알게 된 소용은 소호도, 자신의 정략결혼도 포기하고 강호로 나가게 된다. 그리고 강호에 나서 최고의 무사 리무바이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리무바이는 겁 없이 활개 치는 소용을 무당파의 새로운 제자로 삼아 무당심결을 전수하고 싶은 욕심을 느낀다.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소용과 리무바이가 결국 맞서게 되는데….
와호장룡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무엇이든 자를 수 있는 청명검이라는 물질과 다른 하나는 죽을 때까지 사람을 괴롭히는 사랑이라는 정신적 면이다. 소용은 청명검을 들고 강호에 나가면서 소호와의 사랑을 저버린다. 리무바이 역시 수련과 사랑을 하고 있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파란여우에 대한 복수 때문에 내색을 하지 못한다. 리무바이는 소용을 청명검이 아니라 좀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인도하며 마지막 숨을 거둔다.
현란한 액션 뒤에 숨겨진 이 영화의 진면목은 가치에 대한 고찰이다. 스승이 제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 나이든 어른이 젊은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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