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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1 격주간 제80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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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탐방] 4-H발전 위한 지도자 역할 모색할 터 |
유 재 학 지도자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회장)
겨울이 지나고 이제 막 봄빛이 내리기 시작한 국립수목원 숲길을 지나 새봄의 기운을 느끼며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유재학(61·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죽엽산로) 회장을 만나러 나섰다. 유 회장의 동네는 예로부터 산과 나무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했는데, 소흘읍이라는 지명도 소나무가 많고 산이 높다는 뜻이라고 한다.
유재학 회장은 트랙터로 밭을 갈며 봄맞이 농사 준비에 분주했다. 젊은 시절엔 수도작을 비롯해 과수에 누에까지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농사를 지었단다. 하지만 이제는 농사일을 많이 줄여 한량 농사꾼이 되었다며 웃었다.
유 회장이 본격적으로 농업을 시작한 것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였다. 마련된 것 없이 스스로 농업기반을 만들어가야 했던 그때 내세울 것이라곤 젊음과 성실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큰 자산이 된 것이 청소년시절 4-H활동으로 익힌 근면함과 과학적 실천정신 그리고 리더십이었단다.
농업인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 했고, 주위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고자 노력했단다. 이런 자세는 어릴 적 4-H에서 배운 것들이 바탕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 회장은 농사를 지으면서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기록하며 더 좋은 방법을 찾아 개선해 갔다. 농기계를 활용해 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포천에서 강원도 철원까지 농작업을 하러 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재학 회장이 4-H를 처음 시작한 때는 1970년. 농촌지도소(현 농업기술센터) 4-H담당 선생님의 권유로 포천 일진4-H구락부에서 4-H활동을 시작했다. 어릴 적 여의치 못한 집안 형편으로 청소년기 정규 교육의 기회를 갖기 어려웠던 그에게 4-H는 배움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소중한 배움터였다.
“지금이야 애들이 다 도시에 그것도 학교에 있지만, 예전엔 농촌 마을에 아이들이 많았죠. 제가 청소년 때 하던 활동이 요즘으로 치면 학교4-H활동일 겁니다.”
회의법도 배우고, 과제활동도 하며 인간관계와 주어진 일을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실행하는 방법을 익혔다. 무엇보다 현재 상황보다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실천하고 항상 배워가는 4-H정신을 체득했다.
유 회장 본인은 다행히 젊은 시절 열심히 농사지어 이제는 어려움을 면하고 먹고 살만해졌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요즘 젊은 농업인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쌀값은 예전보다 별로 나아진 게 없는데 비료 값도 인건비도 무섭게 올랐어요. 채산성이 엄청 떨어진 거죠.”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거짓이 되지 않도록 해야 젊은이들이 농업에 비전을 갖지 않겠느냐며, 농업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인생을 성공적으로 일궈 가는데 필요한 삶의 자세를 배우고, 영농의 꿈을 다지는데 4-H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유재학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 회장으로서 4-H운동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함께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의 우수한 지역 사례들을 살펴보며 협의회가 좀 더 발전적인 길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볼 계획이란다.
유재학 회장이 이끄는 경기도4-H지도자협의회가 4-H인들의 단합을 이뤄내고, 4-H회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봄빛처럼 경기도4-H 발전의 꽃을 피워내길 기대해본다.
〈이은영 기자 eylee@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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