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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1 격주간 제80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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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도 행복할 수 있다
김 혜 정 교사 (장성 문향고등학교)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제목은 우리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막막함이 들게 한다. 최근에 종영된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는 대한민국의 학벌주의, 특권의식, 비정규직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이것이 아니더라도 자살률 세계 1위, 저출산, 초고령화, 노인들의 고독사 등으로 얘기되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분명 행복한 나라는 아니다. OECD국가 중 대한민국 노인들이 가장 가난하다는 보도는 더욱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어쩌면 대한민국 대부분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은 가족과 함께하는 현재의 즐거운 삶보다는 일에 푹 빠져 살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
바쁘게만 살아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지구상의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에 부러운 것은 철저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빈곤과 질병’이다. 우리의 노후는 이렇게 불안한데 덴마크는 병원 진료비가 평생 무료라고 한다.
물론 여기에 드는 비용은 세금에서 충당한다. 많게는 월급의 절반을 내는 덴마크 성인들에게 세금에 대한 불만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혜택을 받았으니 그만큼 내는 것은 당연하다 말한다고 한다. 우리가 낸 세금이 우리의 복지로 환원해 주리라는 국민과 정부의 신뢰가 감동적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에게 주어야 할 것은 ‘신뢰’다. 무조건 세금조로 거둬들일 것이 아니라 잘 사용해서 스스로 세금을 내는 것이 아깝지 않아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300여명의 덴마크 사람들을 길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 행복한 사회의 비결을 묻고 또 물으며 행복한 이유를 찾는다. 일하는 것이 즐거운 나라, 실업을 해도 수년 동안 정부에서 실업 수당을 직장 다닐 때 받는 수당만큼이나 주는 나라, 퇴근 후의 가족들만의 시간을 위해서 저녁도시락을 싸 주는 나라, 입시 경쟁이 없고 개성을 존중하는 나라, 덴마크. 그 복지시스템에 입이 벌어질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의도는 그 복지시스템 베끼기에 있지 않다. 그 복지문화 저변에 깔려 있는 그 무엇을 배우자는 것이었다. 그 무엇을 저자는 6개의 행복 키워드로 제시한다.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협동)’, ‘환경’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이렇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개인의 자존감을 키우며 시험, 입시, 취업 스트레스가 없으니 학교가 즐거울 수밖에 없다(자유). 또한 대학까지 지원되는 교육비, 평생 무료인 병원비, 2년 동안 지급되는 실업보조금 등 촘촘한 안전망에 사회의 낙오자란 없다(안정). 그리고 의사, 변호사, 국회의원이 특별대우를 받지 않고, 택시기사와 식당 종업원이 중산층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사회. 모두가 중요한 사회구성원이라는 자각이 덴마크 사회에 뿌리내려 있기에 아무도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평등). 덴마크인들은 외롭지 않다. 덴마크 사람들은 협동조합과 공동체 활동을 하며 서로 끈끈히 유대하고, 협의와 협동을 중요한 가치로 지켜나가기 때문이다(이웃). 그리고 덴마크는 자전거의 나라로 코펜하겐 직장인 35퍼센트 이상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친환경적 삶을 유지한다. 자연 에너지 강국으로서 공해를 생산하지 않는다(환경)고 한다.
행복에는 비결이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은 사람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돈의 힘을 중시했다. 연대보다는 개인의 성공과 경쟁의 효과를 강조했다. 삶의 질보다는 양적 성과를 중시했다. 결국 대한민국은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 다른 길도 있음을 인정하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 대안의 하나로 덴마크는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행복사회의 비밀이라는 큰 제목 아래 덴마크의 위대한 지도자 그룬트비와 달가스가 소개되고 그들의 업적 뒤에는 그들과 함께 했던 시민들의 헌신과 신뢰가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완생(完生)의 돌인 서로의 자존감을 인정하는 자유와 평등, ‘함께’라면 해 낼 수 있다는 연대의 믿음이 절실하다. 일터에서는 노동자와 경영주가 사회에서는 국민과 정부가 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가 신뢰로 연대해야 한다. ‘우리의 내일은 우리 힘으로 만들자’는 그룬트비의 시민교육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완생(完生)에 이른 대한민국을 보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선생님들과 다음세대인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해 본다. 〈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펴냄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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