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03-01 격주간 제800호> |
|
[이 한 권의 책] 팬티를 바르게 개는 법 |
‘팬티 개는 법’이 알려 주는 중요한 인생 공부!
김성기 지도교사 (김포 통진중학교4-H회)
팬티 바르게 개는 법? 우선 제목이 재미있었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내용은 어렵지 않았으나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뭇 진지했다. 한편으로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과연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 과연 빨래를 빨고, 널고, 갤 수 있는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
누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아이들은?
가족들을 위해 스스로 밥을 지을 수 있는 아이들은?
어찌 보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우리는 너무나 등한시한 것은 아닌가?
많은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은 학생들은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아이들도 공부 외에는 다른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누군가 챙겨주지 않으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우리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의 작가 미나미노 다다하루는 영어교사에서 기술가정교사로 교과를 바꾼 독특한 이력을 가진 교사다.
그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보이는 무기력함의 원인을 개인의 게으름이나 정신력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활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즐기지 못하는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았다.
이후 그는 교사의 입장에서 ‘인생을 개척하고 즐기기 위해 청소년기에 꼭 배우고 갖추어야할 능력은 무엇일까’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작가는 ‘4대 자립(생활적, 경제적, 정신적, 성(性)적 자립)’을 통해 생활력을 키우는 것을 청소년기에 꼭 배우고 갖추어야 할 핵심 능력으로 보았다. 그리고 실제 기술가정 교과 수업에서 ‘4대 자립’을 통해 생활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단순히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일어나기, 밥 짓기, 밥을 지어 식구들에게 대접해 보기, 부모님의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보고 가정 가계에 대해 인지하기, 자신의 용돈에 대해 생각하기, 아르바이트 상식과 보호법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 갖기,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 배우자에 대한 이상형 생각해 보기, 올바른 성적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기, ‘나의 100세’에 대해 계획하기 등 실습을 통해 학생 스스로 깨닫도록 하였다.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은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 교육에서 우리 아이들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과연 가르치고 있는지….
그리고 국, 영, 수 지식 교육 중심의 학교 교육, 경쟁 중심의 평가 방식,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한 스펙 쌓기, 학생들의 타율적인 공부 방식 등이 너무 의존적인 인간을 양산해 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국, 영, 수보다 살아가는 데에 훨씬 밀착된 가족, 집안 일, 노동, 돈, 노후에 대해 학교 교육에서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자립과 실천을 강조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과제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우리 4-H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독서 자료로 활용해도 좋고 독서 토론 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미나미노 다다하루 지음 / 안윤선 옮김 / 공명 펴냄 / 2014 / 1만2000원〉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