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5 격주간 제789호>
[영농현장] 고귀한 생명 사랑으로 2만여 자식 키우는‘꼬꼬 아빠’

류 동 길 회원 (경남 양산시4-H연합회장)

지리적으로 부산, 울산과 인접해 일반인들에게는 공업 도시 이미지가 강한 양산.
하지만 특이하게도 산란계 사육수가 150만수에 달해 경상남도 전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그곳에서 자칭‘꼬꼬 아빠’, 류동길 양산시4-H연합회장(34·경남 양산시 상북면 수서로)을 만났다.
류동길 회장의 영농 활동 이전의 경력은 참으로 이채로웠다.
2007년에 인제대학교 의용공학과를 졸업한 류동길 회장은, 전공을 살려 2008년까지 산업용 X-RAY 장비 설치 및 유지보수 업체로 미국에 본사를 둔 V.J.Tech 한국 대리점에서 근무를 했단다.
2009년에는 아이마켓코리아 전략영업팀에서 의료 소모품 쇼핑몰 관리 및 의료 장비 소싱 업무를 맡는 등 양계업과는 무관한 사회 활동을 펼쳤다고.
“제가 2009년 6월에 결혼해 서울에서 여느 신혼부부처럼 맞벌이를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요. 그해 11월 부모님께서 기존 농장 외 1곳을 더 인수하게 되신 겁니다. 규모가 커진 만큼 더욱 체계적인 농장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셔서 제게 귀농을 권유하셨죠.”라며 농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를 담담히 얘기하는 류동길 회장.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농장을 운영하셔서 축산업에 관심도 가지고 있었고, 내 사업을 통해 나 자신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겠단 생각에 아내를 끈질기게 설득해 귀농하게 됐습니다.”라며 덧붙인다.
귀농 초기에는 기존의 부모님 농장까지 합해 산란계 사육수가 7만수 규모였는데, 지금은 2만2000수로 축소했다는 류동길 회장은, 그 대신 각종 인증을 비롯해 계란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등 농장의 내실을 튼실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단다.
“부화한 후 80일 정도 지난 병아리를 사와서 70주 약 500일 정도를 농장에서 정성껏 사육하면서 그 기간 동안 생산되는 계란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죠.”라고 말하는 류동길 회장은, 현재 연매출 3억원에 5000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식물을 키우는 농업이든, 동물을 키우는 축산업이든 고귀한 생명체를 내가 돌봐야만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나름의 영농 철학을 밝히는 류동길 회장.
“아프거나 불편한 점을 표현할 수 없는 닭들을 가축 이전에 또 다른 자식으로 대하는 것이 저의 노하우라면 노하우입니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된 신선한 계란은 집하장과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양산과 부산의 소매상에게 직접 판매되고 있단다.
현재 양산시4-H연합회장과 경상남도4-H연합회 기획국장을 겸하고 있는 류동길 회장은 4-H회에 가입하게 된 이유를 차분히 풀어낸다.
“귀농해 개인 사업 형태인 영농 활동을 펼치면서 나와 비슷한 나이에 같은 업(業)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라는 류동길 회장. “그러던 차에 양산시농업기술센터 4-H담당 선생님을 우연히 만난 것을 계기로 4-H에 대해 처음 알게 됐죠.”라며,“청년4-H 선배님들과 학생4-H 후배들, 그리고 같은 영농 활동을 하는 지역의 4-H회원들과 교류를 하며 많은 도움을 받아 지금껏 4-H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라고 4-H활동의 소중함을 드러낸다.
끝으로 “생산과 유통이 지금처럼 안정되게 운영된다면 계란을 이용한 2차 가공품을 만들 수 있는 설비를 갖춰 생산, 가공, 판매를 모두 운영하는‘작지만 강한 농장’을 만드는 것이 인생의 목표입니다.”라는‘꼬꼬 아빠’의 작지만 소박한 꿈이 하루빨리 이뤄지기를 소망해 본다.  〈정호주 기자 skyzoo74@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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