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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1 격주간 제78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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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업지킴이를 찾아서 ① 농민이 되어 농민 곁에 돌아온 전 국세청장 |
한상율 태안꽃축제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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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행정개혁을 이끌었던 한상율 전 국세청장은 고향인 태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태안꽃축제추진위원장으로 봉사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
한상율 태안꽃축제추진위원장의 마음은 숯검정이 다 되었다. 농민들과 지난 1년간 땀 흘리며 준비한 태안꽃축제가 세월호 참사와 함께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진땀나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찬바람 부는 허허벌판에서 밤낮없이 수고했던 1년 농사를 망쳐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는 농민들과 행사관계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새로운 더 큰 희망을 만들어가자고 얘기한다.
꽃축제 무산 절망 딛고 희망 심어
30여 년간 우리나라 국세업무를 담당해온 최고의 전문가이자 국세행정개혁을 이끌었던 전 국세청장 ‘한상율’. 그가 홀연히 농업인이 되어 돌아왔다. 고향에서 땀을 흘리며 흙을 일구고 꽃을 가꾼다. 농민들과 함께 숨을 쉬고 그들의 애환을 함께 느끼며 함께 보람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태안에서 열 마지기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태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농촌지도학을 전공했으니 4-H전문가라고 할 수도 있다. 행정고시를 거쳐 세무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또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다보니 오랜 시간 땅과 생명을 가꾸는 농업과는 다소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공직을 마치고 늘 그리던 고향에 돌아온 그는 태안꽃축제추진위원장으로서 그동안 쌓은 경륜으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꽃축제는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다. 차츰 자리를 잡아가던 이 행사는 올해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 축제를 100년, 200년 영원히 지속될 세계적 명품축제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야멸찬 결의를 다지고 있다. 2016년 터키의 안탈리야에 이어 빠르면 2019년 쯤에는 천수만 세계튤립박람회(World Tulip Expo & Summit)를 유치할 꿈도 꾸고 있다.
살기 좋은 아름다운 농촌 가꿔
한 위원장은 “5년 후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소위 요우커(유객)가 150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면서 “이들 가운데 100만명이 축제장을 찾아오도록 만들고 이들이 10만원씩만 쓰고 가도록 하면 우리 지역사회에 매년 1000억원의 돈이 굴러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더불어 잘 사는 꽃축제의 정신으로 ‘공생발전’을 이야기한다. 축제의 이익금으로 ‘아름다운 우리마을가꾸기’사업에 쓰면 태안을 온통 아름다운 꽃동산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마을단위로 추진하고 있는 ‘숨은자원찾기’ 행사로 온통 비닐, 농약병, 쓰다 버린 농기구 등으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던 동네가 점점 깨끗한 마을로 변모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자체가 관광자원이 되고 일자리와 소득이 올라가고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고장,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마을, 이것이 모두가 꿈꾸는 지속가능한 모습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는 그가 왜 농업인이 되어 농촌을 찾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바라는 이런 지역의 모습은 바로 전국 곳곳에서 4-H인들이 가꾸는 마을의 모습이 아닐까?
한 위원장은 ‘4-H는 농촌지역의 인재사관학교’라고 말한다. 지금 태안지역의 리더들도 대부분 4-H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는 농촌문제가 심각하고 농업인들의 고충과 애환도 잘 알고 있다. 단지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4-H와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늘 힘쓰고 있다. 농업인들과 함께 원대하고도 아름다운 꿈, 위대한 꿈을 꾸고 있는 한 위원장의 모습에서 새로운 기대와 행복을 읽을 수 있었다.
〈조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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