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5 격주간 제783호>
[이 달의 시] 풀
풀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해 빠진 존재다. 사람들이 일부러 키우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고, 연약한 듯하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준다. 그래서 옛날부터 민중을 풀에 비유하여 ‘민초(民草)’라 부르기도 한다. 이 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해석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풀을 ‘민중’으로 이해한다. 이 시에서 풀은 ‘비를 몰아 오는 동풍’ 속에서도 바람에 맞서 가장 먼저 눕고 가장 먼저 일어난다. 여기서 바람은 풀에게 시련을 주는 ‘지배 세력’이다. 따라서 이 시는 풀과 바람의 대립을 통해 지배 세력에 대항하는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노래한 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다른 견해도 있다. 풀을 인격화한 상징으로 읽지 말고 풀 자체, 생명체로 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풀이 비를 싫어할 리 없기에 ‘비를 몰아 오는 동풍’과 대립할 이유가 없다. 시를 과잉 해석하지 말고 시 자체로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신현배 / 아동문학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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